38. 통장에 찍힌 숫자가 가르쳐준 것:다시, 그릿

나의 상위 목표: 누군가의 아픔에 닿는 희망

by 본비 은혜

"브런치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한 달 보름. 제 계좌에 찍힌 숫자를 보며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수익이 아니라, 여러분이 보내주신 '다정한 온기'였습니다. 제 글에 마음을 기대어 주신 여러분 덕분에, 저는 오늘 다시 노트북을 켤 용기를 얻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45일, 처음으로 수익금이 들어왔다.
그것은 '원고료'라기보다, 척박한 나의 계절에 사랑의 마음을 담아 보내주신 '응원금'이었다.

작가 신청 당시 가졌던 의구심은 통장에 찍힌 숫자를 보는 순간, 뭉클한 책임감으로 변했다.

응원 댓글은 외로운 날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나의 새로운 길에 대한 축하였다. 내가 여기서 더 분발해야겠다는 마음이, 이제는 간절함이 되어 차오른다.


"요즘 글이 안 올라오는데,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지?"

친구의 전화 한 통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는 기다림이었다는 사실. 그 다정한 안부가 게으름을 물리치고 다시 노트북을 들게 했다.

혼자 쓰는 글이지만, 결코 혼자가 아님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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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을 따라 발길이 닿은 도서관에서 다시 《그릿》을 집어 들었다. 몇 년 전보다 더 두꺼워진 그 책은 내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방향을 정했다면, 이제 남은 것은 지속하는 힘뿐이라고."

단순히 '수익'이 목표가 아니다. 나의 상위 목표는 명확히 "내 글이 누군가의 아픔에 닿아 작은 희망이 되는 것."이다.

내가 외로울 때 내게 힘이 되어주었던 독자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썼던 나처럼,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음을 증명하고 싶다.

그래서 이제 새로운 루틴을 시작하려 한다. 이름하여 '그릿(Grit) 루틴'.

퇴근 후, 집이 아닌 도서관으로 가는 것이다. 쉼을 생각하면 한없이 늘어지는 무의미한 시간에서 벗어나 '작가로서의 삶'을 선택했으니, 고민은 줄이고 행동은 공식화하기로 하는 것이다.

나만의 공식(If-Then): "퇴근하면 집이 아니라, 무조건 도서관 주차장으로 간다."

낮은 허들: "단 30분만 앉아 있자. 딱 세 문장만 쓰자."

도서관의 공기와 책들의 에너지가 나를 쓰게 만들 것이고, 나를 기다리는 독자들의 얼굴을 상상하며 앉아 있다 보면, 오늘의 피로도 어느새 책임감이라는 열정으로 치환되지 않을까.


《그릿》에서 빌 데이먼은 묻는다.
"15년 후의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입니까?"

나는 나의 글쓰기가 누군가에게 기분 좋은 자극이 되고, 나아가 롤모델이 되기를 소망한다.

내일은 나아질 것 같은 '느낌'이 아니라, 나은 내일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품으며, 내가 품는 희망은 행운과는 별개로, 다시 일어서는 의지를 갖도록 하고 싶을 뿐이다.


마음에 드는 도서관을 찾았고, 이제 나만의 자리를 만들었다.
오늘부터 이 자리는 나를 작가로 살게 할, 세상에서 가장 큰 '나의 집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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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응원 댓글과 귀한 마음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제 글쓰기는 이제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요. 이 귀한 박수에 보답하는 길은 오직 하나, 분발하여 꾸준히 써 내려가는 것뿐임을 압니다. 여러분이 주신 힘으로, 내일이 기대되는 글을 쓰는 작가로 성장하겠습니다. 저의 시작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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