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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Jul 18. 2022

다시 시작하면서 밀린 것부터

<우리도 그녀들처럼>

대구는 너무 일찍 피어 버린 벚꽃이 조금 아쉽게도 오늘 퇴근길에 아파트를 들어서는데 바닥에 벌써 벚꽃잎들이 바닥에 떨어져서 꽃밭을 만들었어 

지난주 만개한 벚꽃 사진들을 사진으로 담았는데 역시 아름다운 건 카메라에는 담기지 않더라. 이렇게 아쉬운 벚꽃시즌이 끝나가고 있어. 

우리 내년에는 벚꽃이 만개할 때 아양교 철길에서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면 좋겠다.     

너의 글을 보고 알았어. 아버님이 치매를 앓고 계셨다는 걸 이제야 알다니.. 참 여러 마음이 교차한다.

복지관의 사업 하나로 독거 어르신들에게 주 2회 반찬을 가져다 드리고 있어

코로나로 인해서 비대면이라 문 앞에 두고 벨만 누르고 돌아오지만 가끔 내가 오는 시간에 문을 열어놓고 기다리는 어머님들도 계시고 내가 벨을 누르기를 기다렸다 빨리 나오는 어머님들이 계셔 그래서 잠깐의 대화를 하면서 느끼는 건 혼자 살면서 매일 이렇게 집에 계시니 말할 상대가 없어서 내가 가는 날에 나를 붙잡고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하셔 

그런 거 보면 너희 어머님은 행복한 분이셔. 아직도 며느리 욕을 하실 힘도 있고 그리고 아들 며느리 손녀까지 다 델고 사시는데 너희 어머님도 복받으신겨.

너무 측은하게 생각하지는 말어. 아버님에게 못했던 것을 어머님께는 그런 후회를 남기지 말아야지 싶어서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면 스트레스는 너의 몫인 거야

내가 항상 말하지 잊지 말아야 하는 건 시댁은 남편의 집이고 친정이 우리 집이야

그래서 네가 어머님의 하루 일과에 맞장구를 치는 건 다시 말해 남편이 해야 하는 일이야

너희 어머님도 남편이 와서 그렇게 해주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어.      

난 요즘 첫째 언기 덕분에 아주 바쁜 생활을 하고 있어

5월에 합창단 정기연주회가 있고 4월 말에는 중간고사를 봐야 하고 

그래서 일주일에 3일은 합창단 연습의 픽업을 해야 하고 

그리고 중간고사를 위해서 영어학원에서 주 2회 밤 10시에 끝나는 수업을 기다려야 하고

한 번씩 현타 온다. 나 누구를 위해서 이러고 있는 거야

머릿속에는 항상 그런 생각을 해. 대학이 뭐가 중요해 우리 애들 때는 대학은 그냥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본인이 하고 싶은 공부가 없으면 대학을 굳이 가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의 행동은 학교에서 보는 시험에는 잘 보면 좋겠다는 전재가 있어

어느 누구는 

‘투자한 만큼 기대하는 거라서 난 그렇게 기대 안 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부모라면 자식이 하고 싶다고 하는 것에 적극적인 지지를 해 줘야 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어 

난 솔직히 이 두 의견에 반반 섞어 놓았어

매일 포기가 안 되는 건 내 머릿속에 ‘이걸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많아서 일지도 모르겠어 

그러니 아이들에게는 그걸 좀 더 쉽게 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이러는 것 같아. 

오늘도 나는 어디까지 해 줘야 하고 어디까지 포기해야 하는 걸까 하는 선택의 길에 서있어.

내가 놓지 못하는 것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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