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멀똑 Jan 21. 2024

돈이 되는 것과 의미가 있는 것

내가 가지고 있는 게 뭘까

‘서당 개 삼 년에 풍월을 읊는다’  


뭐, 내가 개는 아니지만…

(... 개였나?  ㅡ ㅡ;)


그래도 20년간 한 직장에서 이래저래 일들을 좀 해봤으니, 누군가에겐 제법 도움이 되는 뭔가가 내 안에 담겨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 본다. 왜 그런 거 있지 않은가, 본인은 정작 모르지만, 툭툭 내뱉는 뭔가에 꾹꾹 눌러 담은 비즈니스의 진리 같은 거.. 그럼 막 듣는 사람들이 한마디 한마디 들을 때 마다 환호하며 ‘어머~ 이건 내가 찾던 사업 성공의 비밀이야~~ 정말, 당신은 대단한 월급쟁이로군요~!!’


음…


과연 그럴까, 



타이틀이 주는 ‘후까시’(吹かす의 명사형)가 사라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지는 않다. 회사에서 짤려 어디 작은 중소기업의 임원으로 취직하는 선배들 중에 오래 회사를 다니는 사람을 몇 못 본 것 같다는 말이다. 운 좋게 어찌어찌 포장을 잘해서, 작은 회사의 임원, 혹은 부장으로 이직을 했다손 치더라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찐'실력이 없으면, 뭐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는 이야기. 


결국 어디 부서장, 상무, 팀장, 부장등의 타이틀이 중요하기보다는, 내가 정말 주어진 비즈니스 상황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겠다. 그래서 선배들이 관리자가 되더라도 실무를 놓지 말라고 하는 게 바로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에겐 어떤 도구가 있을까?


뭐 그래도 우선, 자부하는 도구는 ‘보고서 만들기’의 역량 아니겠는가. 무언가를 기획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략을 그럴듯한 그래프와 참고자료들도 만들어 내는 능력. 이건 이전에 친구들이 사업을 좀 하고 싶으니, 정부자금이라도 좀 땡겨올 수 있게 사업기획서를 써달라 해서 전해준 몇 가지가 실제로 투자를 받게 되는 것으로 눈으로 보고 나니 약간의 확신이 들었던 모양이다. 물론 이 ‘보고서 작성’이라는 게, 말 그대로 내가 스스로 만족이 될 때까지 매우 지루하고 지난한 고쳐쓰기의 작업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일이니 그렇다. 전체적인 맥락도 들여다봐야 하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하며, 긍극적으로 이걸 보고 있는 투자자가 정말이지, 확신을 가질 수 있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회사를 오래 다녀서, 좋은 점은 대부분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영자들이 어떤 스타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대략의 통밥으로도 이런 식의 보고서 흐름이 지지를 받을지, 단박의 까임을 당할지 알 수 있는 직관이 발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도구가 과연 범용의 그것이 될 수 있을지는 또 모르는 일인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근데 이걸 어떻게 내다 팔 수가 있을까? 


몇백에서 크게는 몇천, 몇억까지 하는 컨설팅 보고서가 있다고는 하지만, 유명한 글로벌 컨설팅 펌이 아니고서야, 그런 거래들이 쉽게 성사될 수 있을까? 음.. 오히려 보고서를 잘 쓰는 강의나 교육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는 한다. 월급쟁이를 대상으로. 그것도 좀 규모가 있는 기업의 종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한참 전략업무 한다고 분주 했던 시절, 열심히 들여다 봤던, 바바라민토의 <논리의 기술>을 다시 좀 읽어 봐야겠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큰 기업들이야 뭐 얼마나 잘하는 사람들의 제안이 차고 넘치겠는가. 그들과 경쟁을 내가 할 수 있을까? 뭐 해볼 수 야 있겠지만... 이제 스파링을 한번 해보려고 권투를 시작하기엔 좀 늦은 나이인 건 맞다. 어디가 부러지면 이제 잘 붙지도 않는 나이라고들 하니. 쳇,


그럼 좀 더 타깃을 낮춰봐야겠다. 조금 더 작은 기업들의 대표, 혹은 거기에 다니고 있는 종사원들. 음 그러자면, 큰 기업을 다니며 경험했던 이야기들은 약간의 튜닝이 필요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작은 기업일수록 속도가 훨씬 빠르고, 역동적일 테니 말이다. 조금 더 실질적이며 현실에 가까운 전략과 실행을 만들어낼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할 것 같다. 


사업으로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음. 요거라면 좀 그럴듯해 보인다. 



20년간 풍월을 읊었으니, 이제는 누군가를 좀 도울 수 있겠지. 

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ㅋ

이전 02화 고용되지 않은 상태가 주는 불안과 흥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