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너희는 두려워 말고
노래를 못하는 내가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었던 바람, 합창이다. 예고에서 현악을 전공하는 티나 덕분에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렸다.
생각으로만 머물렀던 소망이 꿈꾸듯이 실현되었다. 더욱이 꿈의 무대에서 숙원하던 것을 쉽게 이루다니.... 노래를 마치고 학생들 환호와 박수 소리에 내려오며 짜릿했고 내내 여운으로 행복해져 기록으로 남긴다.
딸아이가 "엄마들 마음이 전해져 눈물 났어"라는 말에 감동이 되살아났다. 서울예고 동문 어머니들도 있고, 곳곳에 성악, 기악, 작곡 전공자들이 섞이어 부담스럽지 않은 무대이다. 기도하는 마음 담북 담아서 온마음으로 합심하여 부른다.
이른 아침에 티나와 같이 집 앞에서 셔틀버스로 등교했다. 8시 서울아트센터 도암홀 대기실에 도착해서 화장을 마치고 공통 브로치를 달고 악보를 끼우고 의상과 헤어를 봐주며 친교를 나누었다.
리허설을 하고 자녀들에 따라, 졸업생, 고3, 고2, 고1 순으로, 그룹사진 촬영하였다. 사십 후반부터 오십 대, 육십 대 후반까지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듯 생글생글 웃음이 넘쳤다. 기도하는 모임이라 배려와 다정함이 가득했다.
전공실기와 공부를 놓치지 않고 혹독하게 정진하는 서울예술고등학교 학생들, 마음 졸이며 순간순간이 기도가 되어 온 세월이었다. 동병상련, 이야기는 끝이 없었고 표정이 밝아졌다.
졸업생 어머니들의 정성과 재학생 어머니들의 열정이 돋보였다. 무용 미술 음악 전공은 다르지만 아이를 뒷바라지하는 마음, 오가는 눈빛이 애틋하다.
외롭고 좁은 길 가는 자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픈 간절한 마음이 함께하는 합창! 나는 첫 꿈의 무대에서 두 손 모으고 감상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노래하는 내내 참으로 행복했다.
청중인 학생들과 노래하는 오십 명의 어머니들이 일치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심전심, 이리도 다정한 사랑의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티나 덕분에 멋진 인연을 새롭게 만나게 되고 합창단원으로 설 수 있어서 가슴 벅차다. 애가 넷이라는 것만으로도 마음 주고 살뜰히 챙겨주는 한나 언니, 혜령 언니. 이렇게 또 한 세상이 찬란하게 시작되었다.
12시 합창무대에서 내려왔다. 나는 택시를 타고 경복궁역으로 서둘러 갔다. 3호선 교대역에서 내려 또 버스 환승, 5분 남기고 학교에 도착! 밝은 얼굴로 기분 좋게 교실 문을 열었다.
- 2024년 5월 29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