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라레솔도 24화

'특상초밥'이라 쓰고, '오마카세'로 부른다

[동네 미식 탐구] 신세계 강남점 가성비 맛집

by 에밀리


토요일, 실기시험 앞두고서 둘째 티나는 콩쿨, 평가회, 클래스 레슨이 이어져 있었다. 새벽부터 연습실에 나와서 연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나는 길을 안내하고, 반주선생님 연락하고, 식사를 조달하느라, 계속 집을 비웠다.


저녁 클래스 레슨까지 짬이 났다. 아이들 밥 챙기러 집에 가는 길에 신강(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들렀다. 1년 묵은 전자 상품권을 종이로 바꾸고 8층에서 지하로 내려왔다. 식품관을 지나서 '하우스 어브 신세계' 쪽으로 향했다. 주말이라 인파 속에 전자판 안내맵을 클릭하여 찾아갔다


하우스 어브 신세계 (메리어트호텔 지하 연결)


도착해서야 어렵게 찾아온 음식점이 바로 메리어트호텔 아래, 지하로 연결되는 것을 알았다. '하우스 어브 신세계'가 말 그대로 새로운 세상처럼 펼쳐졌다. 일 년이나 지났는데도 등잔 밑이 어두웠다. 멀리서도 찾아오는 미식이 몰려있는 곳, 지척인데도 복잡하고 어수선해서 무감하게 지나갈 뿐 나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나만 모르고 있었던 ㄱㅅㅅ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전문 카메라를 들고서 몇 팀이 조명을 밝히고 서있었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고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뭔가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스멜스멜 느껴졌다.


마침 오늘이 오픈 일주년 기념일이라, 서비스 품목도 있고 워낙에 상차림이 유명세를 타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어서 대기줄이 길었다. 우리집 고3 둘째가 실기 시험 끝나면 친구들이랑 가기로 찜한 곳이라, 알게 되었다. 동네에서 나만 모르고 있었던 초밥 명소였다.


먼 발치에서도 눈에 띄는 배우


게다가, 이런 횡재란! 선 굵은 연기 달인, 유지태 배우가 바른 자세로 근사하게 식사하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낭만적이고 세련되게 다가왔다.


특상초밥 1인 50,000원
이용가능시간 1시간
차완무시(일본식 계란찜) 광어, 참돔, 방어, 아까미, 참치뱃살, 연어, 가리비, 토로타구 or 이꾸라, 게살, 아귀간, 마끼등 스시(12ps) 아나고텐동 or 에비텐동 선택가능 (바다장어 튀김덮밥 또는 새우 튀김덮밥 중 선택) 우동(나츠카시면) 후식


바(bar)에서는 1피스씩, 홀에서는 한 상차림으로


아이들이 저마다의 일정으로 문자를 바로 확인하지 못해 기다렸다. 셋째는 "어머니 이미 라면 두 그릇을 배부르게 먹어서 사양하겠습니다."


큰아이는 시험 보고 잠들었대고, 둘째는 연습실에서 평가회 앞두고 맹연습하느라, 막둥은 보컬트레이닝 수업 중이라.... 기다렸다. 큰애가 잠에서 깨어 선뜻 오겠단다. 미식에 관심 많은 막둥을 데려오라고 당부하고 웨이팅을 걸었다.


하나하나 1피스씩 바로 앞에서


오마카세 (Omakase, おまかせ)는 일본어로 '맡기다'라는 의미이다. 여기는 탁상초밥으로 '정해진 요리'를 하나하나 셰프의 설명과 함께 순차적으로 제공하였다. 마치 퍼포먼스를 보는 듯 바로 눈앞에서 셰프와 소통하며 음식을 맛보았다.


기대이상으로 식감도 맛도 매우 훌륭했다. 오픈 기념일이라 귀한 제주 옥돔튀김이 서비스로 나왔고, 우동을 대신한 민어탕이 신의 한 수였다. 후식은 때마다 다르다고 한다. 우리는 수제양갱을 받아 입가심했다.


한 시간 동안 하나씩 느리게 음미하며 오롯이 본연의 맛과 질감을 탐닉하는 시간이었다. 바쁜 걸음 멈추어 모처럼 나를 대접하는 때, 순간순간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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