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와 함께 하면서 나의 세계가 완성되었다는 느낌을 주었던 것이 있나요?
아들과 함께하는 성당에 복사단 자모회 활동에서 강렬히 다가왔다. 새벽미사와 저녁미사, 그리고 주일미사에 알베르토가 복사로 봉헌할 때에 공동체와 함께 완성되어 가는 것을 느꼈다.
밀가루 반죽하다가 달려가도 아들은 언제나 진심이었다. 온 마음을 다해 미사에 늦지 않으려고 서두르고 본인이 맡은 역할에 집중해서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이 보였다. 제대에 서 있는 아들에게 어린 예수님이 보였다.
나를 통해 세상에 왔으나, 나의 소유가 아닌 하느님의 아들임을 생각하였다. 어느새 분심을 버리고 온전히 미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강 같은 평화와 은총으로 가슴이 뜨거워졌다.
마음에 깃든 평화가 가족뿐 아니라, 이웃에게,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좋은 어른이고 싶었다.
나이 반백이 지나면서, 어르신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늙어가는 길은 누구나 처음 가는 길이라, 쇠락하는 마음을 돌보게 되었다. 나이 들수록 시력이 약해지고 시야가 좁아지면서 어둠 속에 발을 딛어야 하는 시각장애인들의 말벗이 되고 싶었다.
그들에게서 배우고 깨닫고 햇살 같은 온기를 나누었다. 서로의 그늘을 비추며 한 발씩 나아갔다. 두려움과 걱정으로 막연하고 불안했던 마음에 볕이 든다. 오지 않은 날들에 햇살이 드리우고, 미소가 번진다.
단체 안에서 나의 역할은 어떠했나요?
나는 자원활동가로서 다양한 일을 한다. 고등학교에서 자원활동 교육강사, 남산한옥마을에서 짚복조리공예, 서울교육복지 두두샘, 한강 시설물 점검단, 그리고 서울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음성낭독,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 마음돌봄, 무료급식 명동밥집에서 배식, 한국시낭송치유협회에서 시낭송, 그리고 장애인 비장애인 소통하는 스몰토크팀에서 활동하였다.
지식이나 정보 전달보다는 인정과 격려를 통하여 마음을 돌보려고 노력하였다. 마음의 소리에 경청하려고 했다. 스스로에게도 친절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같이 가치로운 우리'가 되려고 했다.
회고 글쓰기를 통해서 알게 된 나의 세계는?
나와 가족 그리고 세상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아차렸다. 희미하게 느끼던 것들이 단단한 끈으로 이어져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2024년 한 해를 회고하며, 나 자신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었다. 막연하게 느꼈던 감정이나 기분에 대해서 통찰할 수 있었다.
내가 이루고자 한 세계의 모습은 어떻게 표현되었나요?
2021년 겨울, 무료 급식소 천막에서 가슴에 묵직하게 끓어오르는 뜨거움을 느꼈다. 비로소 나는 다시 글을 쓸 수 있었다. 아버지 닮은 어르신들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이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꿈꾸는 어른으로 이끌었다.
'따스한 말 한마디'가 우리 가슴에 꽃을 피우고, 씨앗을 퍼트리고, 다시 꽃으로 피어나리라 믿는다.
- 2024년 12월, 회고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