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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nes Dec 06. 2021

지혜와 지식과 개성을 갖춘 연장자들

3. 두 늙은 여자:밸마 윌리스

3. 두 늙은 여자:밸마 윌리스

'두 늙은 여자:Two old woman'

책 제목을 보고 나는 참 '도발적인'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나는 '늙은'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실제적인 것 같기도 하고 단어가 곱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이가 든', '나이가 좀 있는' 등으로 의도적으로 바꿔 말해온 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오히려 내가 기피하는 단어인 '늙은'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 인해 오히려 신선함이 있었고 그래서 선택하게 되었다.


반갑게도 번역자가 '김남주 님'이었다.
내게 로맹 가리의 책을 번역했고, '나의 프랑스식 서재'를 쓴 저자로 기억되고 있는 번역가. 이렇게 책과 책 사이에 나만의 연결 고리를 찾을 때 참 설레고 참 기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알래스카 인디언', '그위친족', '사향쥐', '연어 껍질'등 신기한 단어를 많이도 검색해 봤다.


지혜와 지식과 개성으로 내게 큰 감명을 준, 내가 알아온 모든 연장자들께 이 책을 바친다.
-벨마 윌리스 Velma Wallis-


참 아름다운 말이다.
우리 시대 중 누가, 한치의 망설임 없이, 연장자에 대해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늙고 나약해져 부족의 생존을 위해 버림받은 두 여인이, 용감하고 당당하게 살아남아서 자신들의 쓸모와 몫을 다하여, 다시 부족에게 환영받고 인정받게 되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두 늙은 여자에게는 당시 사람들과는 좀 다른 특이하게 여겨지는 성격적 결함이 있었다.
그들은 끊임없이 여기가 아프다, 저기가 쑤신다고 불평을 해댔고, 자신들이 늙고 약하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언제나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
-'두 늙은 여자' 17쪽-


나는 이 책에서 이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다. 늙은 사람들의 공통적 특성을 단지 그 두 여인의 '성격적 결함'이라 이야기한 것. 이것은 노인에 대해 전체를 대상화하는 부정적 접근을 미리 차단한 것이다.

부족의 생존을 위해 짐이 되는 늙은 두 여인은 버림받게 된다. 하지만 두 여인은 "뭔가 해 보고 죽자"라고 결심하게 되고 70대와 80대 두 여인은 다시 젊은 날 그랬던 것처럼 사냥하고 야영하고 낚시를 한다.
그리고 오히려 두 여인이 기근에 시달리는 부족을 돕게 되고 신뢰와 사랑 하에 부족 속으로 돌아가는..

지은이 벨마 웰리스는 이 책의 두 여인과 같은 그위친족 출신인데 책 끝에 그위친족의 (현대의) 근황에 대하여 나와있다.

어쨌든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이동 생활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2018. 10. 18. (나는 이 책을 3년 전에 읽고, 느낌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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