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로 알고 싶은 건 이모들의 속 깊은 이야기였는데.
그 이야기는 너무나 막막하고 먹먹해서, 이모들은 말하다가도 북받쳐 웃어버리거나 울어버리곤 했다.
이모들은 글을 쓰지 않으니까, 이모들조차 자꾸 제 이야기를 까먹어버리고 만다.
사는 게 너무 바쁘고 고생스러워서 까먹고, 드물게 만날 때마다 옛날 얘기하다가 까먹고, 묻는 이 듣는 이 없으니 한 시절을 그냥 까무룩 까먹고, 이제는 늙어가느라고 깜빡깜빡 까먹어버린다.
고수리, <마음 쓰는 밤> 27쪽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