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택에 대한 불안감」

"그래서, 믿음이 필요했다"

by J u

우리는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상처는 곧, 불안으로 연결됩니다.

누군가 나를 또다시 다치게 하진 않을까.
내가 내린 선택이 또 다른 후회로 이어지진 않을까.
앞으로도 이 고통이 계속된다면, 나는 과연 견딜 수 있을까.


상처는 과거의 일이지만,

그로 인해 생긴 불안은 현재를 집어삼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불안한 마음으로 선택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나는 그랬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선택이 맞는 걸까?’
‘하나님이 정말 이 길에 함께하시는 걸까?’
‘지금의 내 마음은, 믿음 없는 흔들림은 아닐까?’

끊임없이 질문하고,
또다시 내 안에서 ‘확신 없음’이라는 벽에 부딪힙니다.


누군가 말했습니다.
"믿음이 있으면 불안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저는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없었습니다.
믿음이 있어도 불안은 찾아왔고,
기도를 드려도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성경 말씀을 붙들어도 혼란은 가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때때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나, 진짜 믿음이 없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불안이 있다는 것이 믿음이 없다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믿음이란, 불안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불안 속에서도 하나님을 붙잡는 의지였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흔들리지 않는 완벽함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여전히 손을 놓지 않는 연약한 결심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또 말합니다.
“네가 한 선택이 너를 만들 거야.”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나는 거기서 멈추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더라도,
내가 실패를 반복하더라도,
내가 완전히 엉킨 삶을 살더라도,
그 모든 것을 껴안고 다시 시작하게 하시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결국 나를 만드는 건 ‘하나님’이지 ‘내 선택’이 아니라는 걸 믿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그래서 믿음이 필요했습니다.

내가 옳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확신이 아니라,
옳지 않은 길에도 함께 걸어가시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

그 믿음이 아니고서는,
나는 하루하루의 작은 결정조차도 감당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정말 아무 말도 나오지 않던 날이

있었습니다.
기도도 흐릿했고,
찬양도 들리지 않았고,
말씀도 마음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저 하나님 앞에 이렇게 고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 저 너무 두려워요.
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하나님만은 저를 놓지 말아 주세요.”


그 짧은 기도 속에 담긴 건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는 ‘포기’가 아니라,
내 힘이 아닌 하나님의 손길을 붙들겠다는 ‘믿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내 상황은 여전했지만,
내 마음 안에 설명할 수 없는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그건 상황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내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확신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믿음이란,
하나님이 내 인생을 결국 선하게 만드실 거라는 고백입니다.

아무리 복잡하게 얽힌 선택들이고,
내가 돌이키고 싶은 순간들이고,

후회로 얼룩진 결정들이라도…


하나님은 그 모든 것을 엮어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바꾸어 가십니다.

로마서 8장 28절 말씀처럼 말이죠.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로마서 8장 28절)


내가 실수한 그 선택까지도
하나님은 사용하십니다.

그래서 믿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수한 그 자리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을 기대하기 위해.


우리는 불안할 때 자꾸 ‘왜’를 묻습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죠?”
“왜 하나님은 침묵하시죠?”
“왜 제 선택엔 늘 실패가 따르죠?”

하지만 믿음은 ‘왜’의 질문을 넘어서
이렇게 묻게 합니다.


“하나님, 이 길 가운데 함께 계신 거 맞죠?
지금도 저를 붙들고 계신 거죠?”

믿음은 답을 다 아는 것이 아니라,

그 답을 아시는 분의 손을 붙잡는 것입니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내 옆에 하나님이 계신다면

그 길은 결국 소망으로 연결될 길이 됩니다.


믿음은 종교적인 감정이 아니라,
내가 삶을 살아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조용히 말씀을 펴고,
흐릿한 눈으로라도 기도하고,
혼란스러워도 예배 자리에 나아가는 그 선택들 속에
믿음은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쌓여

불안한 내 인생을
다시 담대함의 길로 이끌고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내 상처는 깊었습니다.
그 위에 불안이 쌓였고,
그 불안은 다시 내 삶의 방향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위에 하나님이 ‘믿음’이라는 선물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내가 선택한 길이 아니더라도,
내가 흔들린 삶 속에서도
끝까지 나를 놓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보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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