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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한리 Chae Hanlee Nov 08. 2023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읽기

12. 외로운 사람


12. 외로운 사람 



짜라투스트라는 말한다:

" 외로운 사람 (의 경우)  <나는>과 <나를>과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 1


외로운 사람의 삶의 중심축은 "나"다.  주체인 동시에 객체다.  

그러나 주체인 "나"가 객체인 "나"와 불협화음을 일으킬 때가 많다. 

서로가 마땅치 않은 것이다.  


이 두 <나>의 대화가 원만치 않을 때 외로운 사람은 벗이 필요하다.

그러나 벗은 외로운 사람에 있어서는 언제나 "나는"과 "나를" 다음에 온다.   

" 외롭게 사는 자에게 있어서 벗은 항상 제삼자이다. 

이 제삼자야말로 두 개의 <나>의 대화가 해저(海底)로 가라앉는 것을 막는 코르크이다. "   2

"나는"과 "나를"은 대화도중 간간히 제삼자인 벗을 바라본다. 

자기편이 되어달라는 듯.  그리고 대화는 다시 떠올라 계속된다.  


그러나  두 <나> 사이의 엉킨 대화가 풀릴 가망이 없는 상황에서,  

두 <나>가 서로 적이 될까 신경이 곤두선 나머지 외로운 사람은 그만

벗을 공격하기도 한다.

벗의 제삼자 적 위상은 이때 분명히 드러난다. 

당연히 벗과 외로운 사람의 우정에는 금이 간다.


짜라투스트라는 진정한 벗을 얻으려면  " 그 벗을 위해서 인류의 적(敵)이 될 수도 있어야 한다 " 3 

고 말한다.  그러나 외로운 사람이 "인류"는 고사하고, <나는>이나 <나를>과 적이 될 수 있을까?

그에겐 이 둘밖에 없는데 말이다.


그에게 있어서 "벗"과 "진정한 벗" 사이에는 무한한 거리가 있다. 


그는 결국 외로운 사람이다.



1.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p. 72

2.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p. 72

3.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p.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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