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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한리 Chae Hanlee Nov 15. 2023

이웃사랑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읽기 16


이웃사랑 



성서는 "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라고 한다. 

그런데 짜라투스트라는 소위 "이웃 사랑"이란 

 "자기 자신에 대한 좋지 못한 사랑"이라고 한다. 1


" 그대들은 자기를 찬미하려 할 때, 한 사람의 증인을 불러들인다. 

그리하여 이 증인을 유혹했을 때, 자기 자신을 찬미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2

자기 자신을 참고 견디기 힘들 때, 이웃에게로 달려가 그를 사랑하는 듯 유혹하여 그로 하여금 

자신을 칭찬하게 해서 만족감을 즐기려 한다고 짜라투스트라는 지적한다.  


사실, "나"의 이해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너 자신처럼 이웃을 사랑하라"라고 하지만, 이것도 자신과 이웃의 분별을 전제하는 것이고, 

자신의 영혼 구제를 위해 이웃을 사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든 것이 "자기"라는 닫힌 세계의 블랙홀로 빠져버린다.   


짜라투스트라가 권하는 것은 타인을 사랑하는 척 하지말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라는 소리가 아니고, 열린 세계의 일부로 이웃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랑으로 자기 자신이 아니라 세계를 확장시키려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 영혼의 구제를 위한 계산적인 이웃 사랑마저도 보기 힘든 것이 우리 시대다.  

자그마한 이웃 사랑의 제스처도 위선으로 비아냥거리가 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위선마저도 희귀해진 세태다. 

자신의 마음속 한편에서 위선을 발견하고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왠지 돈키호테처럼 우습꽝스럽게 치부되는 현실을 자주 본다. 






1.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정동호 옮김. p. 100

2.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 p.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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