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문틈으로 스며든 그림자는
거대한 손이 되어 목을 조르고,
벽 너머 낮은 속삭임은
비수가 되어 등을 찌른다.
도망칠수록 발목엔 밧줄이 감기고,
뿌리치려 할수록 손목엔 족쇄가 채워진다.
숨이 차오를수록 벽은 더 높아지고,
어둠은 깊어진다.
어둠 속에서 천천히 고개를 들면,
손은 벽에 드리운 내 그림자였고,
비수는 내 심장의 고동이었으며,
밧줄과 족쇄는 스스로 묶은 환상이었다.
손을 뻗어 매듭을 풀면,
문은 열리고
나는 자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