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화영 Oct 27. 2024

1등 할 각오로 임해야 1등을 한다.

세종실천사례 공모전 1등 회고

허겁지겁 발표자료를 준비했다는 포스팅을 쓴 적이 있다.

결국 발표자료 제작과 발표 준비를 하다가 2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 그리고 어제 두 줄 쓰다가 잠들어버려 새벽에 급히 발행을 눌렀다.

왜 발표자료를 당일 전에 준비했냐는 말을 던질 수도 있지만 아직 나는 시험기간을 보내는 중이다.. 공모전 결과도 계속 연장되면서 아마 발표 일주일 전쯤 결과를 통보받았었던 소소한 핑계를 대며.. 그럼에도 내겐 '자신감'이 있었다. 



1등 할 각오로 임해야 1등을 한다.

세종실천사례 공모전 1등 회고


 아직 운전면허가 없는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여주까지 4번의 환승을 해야 했다.. 시간 전에 완성한 발표자료와 함께^^ 정말, 가기 전까지도 '이게 맞나?' 싶었지만 '이렇게까지 하는데 1등 못하면 안 갔지'라는 마인드로 빨간 버스와 지하철 환승의 여정길을 떠났다.

아침부터 말 그대로 험. 난. 했다. 빨간 버스 정류장이 횡단보도 가운데에 있다는 걸 모르고 외딴 정류장에서 올리가 없는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렸고 결국 정류장 번호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뒤늦게 확인하며 배차간격이 길고 긴 빨간 버스를 거의 1시간 조금 안되어 기다려서 탔다.. 예상시간보다 늦게 도착할 거 같은 불안감에 공모전 담당자님께 전화를 했고 알고 보니 공지된 시간보다 1시간 후에 시작된다는 이야기에 깊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공모전 담당자님은 한 수 내다보셨던 것이다.. 나처럼 우여곡절 길을 헤멜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ㅎ


 긴 여정이었기에 그만큼 버스에서 화장도 하고 잠도 자고 연습도 하면서 알차게 시간을 쓸 수 있었다. 특히, 발표대본을 딱히 시간 내서 암기한 적이 없어서 암기를 해야 하는 부분, 암기가 안 되는 부분들에 대해 걱정이 되긴 했다. 여주에 처음온 나는 여주의 대중교통, 길 등 아예 문외한이었다. 1시 넘어서 도착했는데 버스가 거의 1시간에 1번꼴로 온다는 것이다. 심지어 2시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1시 버스가 50분에 온다는 것이다. 그걸 타도 빼박 지각. 하염없이 기다릴 수는 없겠다 싶어서 관광 안내소 직원분께 교통수단과 택시를 여쭤보았고 결국 콜택스를 불러서 탑승했다. 친절한 직원분이 밖에까지 나오셔서 택시 대기하는 곳도 알려주시고 너무 감사했다.. 택시를 탔지만 택시 기사님이 연달아 전화를 걸고, 받고를 반복하셨다. 하필 그날 큰 체육대회 행사가 열려서 바쁜 상황이라고 하셨다. 그럼에도 내릴 때까지 기분 좋게 친절하게 대해주신 모습에 따뜻한 여주인들의 정을 느꼈다. 


우여곡절 도착한 공모전 장소!

역시 그곳도 정신이 없었다. 도착해서 어떡해야 하나 곤란해하다가 내 명찰이 보이길래 옆 스테프분께 가져가도 되냐고 물었고 그렇게 간단한 안내를 받았다. 내 이름이 붙여진 좌석에 앉았고 한번 발표체킹을 하기 위해 마땅한 곳이 없어, 화장실에서 대본을 웅얼웅얼 암기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잘 나오던 말도 괜히 버벅거리는 탓에 긴장의 싹이 피어났다. 그러다가 어떤 분이 발표 순서를 정해야 한다며 오셨고 제비 뽑기로 첫 번째 순서가 뽑혔다. '그래, 매도 먼저 맞는 게 낫지!' 생각으로 순서에 크게 요동 거림은 없었다. 그리고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대학부 순서로 진행되었으며, 나와 10살 넘게 차이가 나는 초등학교 4학년 친구들을 보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나이에 공모전을 나간다니.. 나는 저 나이에 뭐 했지..?

그렇게 나의 발표 순서가 왔고 하필, 심사위원 분들이 청소년부 심사를 할 때 동시에 등장하여 대기를 해야 했다. 그렇게 앞에 서서 돌처럼 우두커니 서게 되었다. '이 상황은 뭐지..?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다시 자리로 돌아가 청소년 심사가 끝나기를 기다렸고 그동안 사회자분이 퀴즈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드디어 나의 발표 차례가 오게 되었고 오히려 한 번 앞에 나왔던 곳이기에 떨림은 덜해졌다. 또, 나의 질문에 심사위원분들과 관객들의 호응도 잘해주셔서 덕분에 긴장이 조금 풀릴 수 있었다. 100% 완벽한 발표는 아니었지만 2% 아쉬움을 느낀 발표로, '이 정도면 후회 없이 해냈다'로 끝낼 수 있었다.


공모전이 끝나고 한 마디씩 던져주신 말에 너무나도 감사했다.

'1등 할 거라고 예상했다.'

'압도적인 1등이었다.'


감사했던 시간이 흘러가고 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생각에 막막함을 느끼다가 우연히 수도권에 집이 있으신 분을 발견했고 동행을 권유받아 너무 감사했다. 정말 그날의 인류애는 만땅 충전되었다. 지금 회고하면서 다시금 마음이 따수워진다..!

답사와 저녁 식사까지 하게 되었고 해가 저물어질 때 출발하게 되었다. 친절하게 동네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주셨고 차로 이동하면서 나눈 대화들이 너무 감사하고 소중했다. 그리고 공모전에서 황희상을 받으며 함께 수상한, 황희와 이름이 비슷한 또래분을 만나, 독서 취미가 비슷하다는 걸 알고 나중에 서울 책방에 가기로 했다.


그렇게 여주까지 온 노력이 헛되지 않게 감사한 결과와 인연을 얻은 날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정말, 좋은 일이 생긴다.





작가의 이전글 공모전 1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