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서 살을 빼려 한다.
몸이 뚱뚱하니 몸매무새도 옷매무새도
한겨울 눈에 갇힌 듯 답답하다.
봄바람은 살랑 불어오고
여기저기 꽃들은 피는데
내 몸만 꽁꽁 언 겨울에 머물러있다.
맘에 드는 옷을 못 입는 것도 스트레스요
작아져서 못 입는 옷이 옷장에 그대로 있는 것만으로도 신경 쓰인다
.
애써 눈길조차 안 주려 하지만
본능적으로 날씬했던 때의 기억회로가
자동으로 돌아간다.
씻을 때조차 마주하고 싶지 않은 내 몸뚱이!!
요즘은 일부러 불을 끄고 침침한 가운데 씻는다.
보지 않는다고 있는 것이 없어지질 않고
없는 것이 생기지 않는다는 걸~
물론 나도 알고 있다.
완벽한 현실도피이다.
그래도 어찌하겠는가?
내 모든 살들을 마주할 용기가 나질 않는데
말이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70~80 친구들이
친구 하자며 드잡이 할 것이 뻔하다.
그래도 나이가 먹으니 살도 더 안 빠진다는 뻔한 말로 위안 삼지는 않으려 한다.
순간의 치기로 덥석 친구에게 공표를 했다.
한 달에 3 킬로그램씩 세 달 꼬박 다이어트해서 총 10킬로를 감량하겠노라고~~
생각해 보면 너무 무모하고 갑작스러운
선포일지는 몰라도 나는 꽤나 진지하다.
그렇게라도 해 두어야 당장 실행에 옮길 것
같았으니~~~
사실, 체중 증가로 인한 불편한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매일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온몸이 뻐근하고 손발이 저림은 물론이요,
만성 피로를 늘 달고 살아 삶의 질이 떨어진다.
쉬 지치고 지구력이 부족해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실행력이 줄어든다.
거기다 각종 성인병(혈압,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등)에 노출되기 쉽고 자가 면역력도 떨어져서
질병에 취약하다.
무엇보다도...
내가 좋아하는 예쁜 옷을 못 입는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 4월이 되어 온갖 봄꽃들이 개화하고 봄바람 살랑 불어 여인의 마음이 싱숭생숭하다지만~
내 착장은 거무잡잡한 무채색에 머물러 있다.
조금이라도 팽창돼 보이지 말자고 채도가 낮은 색을 끌어다 쓴 결과이다.
계획대로라면...
올여름 비키니는 아닐지라도 살랑거리는
비치가운 정도는 걸치고 있어야 할 텐데~
계획이 잘 실현될지 사실 많이 두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묵은 살들과의 영원한 안녕을 고하는 의식을
숭고하게 그리고 겸허히 치러내고 싶다.
내 몸에 찰거머리처럼 들러붙어 폐부 깊숙이
들어찬 살들이여~
수많은 세월 동안 켜켜이 쌓아 올린 너희들의
공로를 내 모르지 않는다만 이젠 서서히 이별을
고해야 할 때가 왔음을 내 세상사람들 앞에서
명명백백히 고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