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루 0.1%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기를
2024년도가 된 지도 벌써 4일차다. 블로그에 2023년을 회고하는 글을 올렸는데 이 곳에다가는 조금 더 긴 템포로 블로그에는 미처 다 못 적은 생각들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2023년 한 해를 스스로 정의내려보면 '도전의 한 해' 였다. 많은 분야에서 어려움과 좌절을 맛 보고 또 어둠같던 터널의 시간을 지나며 뚯밖의 성취도 얻게 됐다.
먼저 어려웠던 고비의 순간들을 얘기하자면,
'개발자' 라는 커리어
: 23년도 1월에 한국에 잠깐 방문하며 2주동안 시차를 바꿔 오전 1시부터 9시까지 일한 적이 있었다. 한국에 가족들과 조금 더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에 무리한 선택을 했는데 결국 미국으로 돌아가는 당일날, 눈다래끼를 얻게 되었다.
: 23년도 2월 - 4월까지 팀 내 서비스를 배포해야 하는 막바지 기간이라 이 때 주니어 레벨임에도 매일 12+시간씩 일했다. 시차에 적응할 틈도 없이 마감기한이 코 앞인 것들이 많았고 디버깅을 하느라 시간 효율 없이 무작정 컴퓨터와 씨름하는 시간들이었다. 특히 매니저의 채찍에 일적으로 자신감이 많이 하락하고 재택으로 일하며 답이 보이지 않는 답답함에 울기도 많이 울었다.
: 23년도 5월부터 8월까지는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개발자가 될지에 대해 고민도 많이 하고 노력도 많이 했다. 마감기한 내에 끝내기 위해 일을 밤 늦게까지 더 하기도 했다(솔직히 내가 일을 못해서 이렇게 많이 걸린 거였다. 업무 난이도로 생각하면 그렇게 난도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특히 이 때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을 읽으며 더욱 마음을 다잡았다.
: 23년도 9월 - 10월에는 A 회사에서 인터뷰 제안이 와서 부랴부랴 시스템 디자인 공부와 릿코드 문제풀이를 다시 했다. 파이널 라운드에서 3개의 코딩 인터뷰와 1개의 시스템 디자인 인터뷰, 그리고 중간 중간 behavioral question을 봤다. 아쉽게 떨어졌지만 덕분에 내 실력의 현주소가 어땠는지 알게 되고 시스템 디자인 공부도 제대로 훑을 수 있게 됐다.
건강
2023년도는 건강에 특히나 관심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한 해였는데 아무래도 '폭식증'을 생전 처음 제대로 겪어보면서였다. 덕분에 들판만 무성하고 하루종일 흐릿흐릿한 날씨의 미국 시골 주변 환경은 나의 정신 건강에 도움이 별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더욱 건강한 재료의 음식을 먹으며 마음관리에 힘 써야겠다는 간절함을 많이 느꼈다. 또한 이 시기를 통해 주변에 나를 진정으로 위해주는 사람들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동시에 가질 수 있게 됐다.
어려웠던 순간들을 이겨내려 여러 도전들도 많이 했었다. 그 중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한건, 각종 SNS에 제대로 활동을 하려고 마음 먹게 된 것.
그래서 다시 한 번 정리해보는 올 해의 도전과 성취, 크고 작은 이벤트가 있다면,
미국에서 내 집 마련
올해 가장 큰 이벤트는 미국 내 집 마련이 아닐까. '언젠가 이루었으면 좋겠는' 버킷리스트가 실제로 이루어져서 쓰는 지금 순간도 신기하다. 미국 집을 매수하기 5개월 전, 앞으로 살 집에 대한 구상을 했었는데 그 때의 대화내용을 적어내린 블로그 포스팅을 봤다가 현재 집이 상상했던 집과 거의 맞아떨어져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끌어당김의 법칙', '일단 적어내리기'가 실제로 효과가 있다고 느꼈던 순간이었다.
내 집 마련'에 대해서는 항상 부모님께도 3년 전부터 꼭 하고 싶다라고 얘기는 했었는데 일단 계속 말하고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만으로도, 기회가 오고 시기가 왔을 때 간절히 바라던 걸 이룰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프로포즈
남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받았다.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5년의 연애 기간 중 1년 반은 롱디를 했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프로포즈 받고 지난 근 몇개월 동안 5년 중에 제일 많이 다툰 기간이었는데, 그 시간을 지나고 나니 내가 더 배려하고 인내심이 많은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 있다.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에 1년 동안 약 300개가 넘는 글을 발행했다. 덕분에 어디를 갔던, 무엇을 했던, 아니면 그냥 집에서 누워있는 시간들도 휘발되지 않고 기록으로 남기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유투브
5월에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구독자수는 미미하지만, 덕분에 세상의 모든 컨텐츠 크리에이터들이 한 영상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는지 알게 됐다. 역시 뭐든지 쉬운 건 없다.
인스타그램
12월에 시작해서 시작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컨셉을 제대로 잡게 되었다. 사실 본격적인 인스타그램은 작년에 시작했는데 '지속가능성'에 있어서 그 전 인스타그램 계정은 포스팅 발행 주기가 들쭉날쭉이었다. 결국 돌고 돌아 현재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나한테 제일 잘 맞는 계정이 되었다. 이제라도 컨셉을 제대로 잡은 것에 감사하다.
브런치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아무래도 블로그에 계속 글을 써내려간 습관 덕분에 블로그 시작한지 약 7개월만에 브런치는 저장 발행글 없이 한 번에 작가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브런치북도 발행할 수 있었다.
독서
리뷰로 남긴 책은 26권. 리뷰로 남기지 않은 책은 10권도 더 넘지만 아무래도 리뷰로 안 남기면 나중에 머릿 속에 남는게 없어서 그 책들은 제외했다. 사실 2023년도 전까지만 해도 1년에 읽은 책이 10 손가락 안에 꼽아서 비교적 큰 성장이다. 그러나 언제나 책을 읽는 것보다 바뀌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책 읽은 만큼 성장한 나였으면 - 하고 바래본다.
그 밖에 감사한 일들도 여러가지 것들이 있는데, 특히 가족과 주변 분들에게 많이 감사하다.
동생이 부모님과 함께 교회에 나가게 된 것
동생이 올 해가 끝날 무렵, 부모님과 함께 교회를 나가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내 버킷 리스트가 이루어졌다. 함께 그 자리에 있지는 못했지만 동생이 예배를 드리고 나한테 카톡으로 '언니를 위해 같이 기도할게!' 라는 말만으로도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어렸을 때는 많이 투닥투닥 싸웠는데 이제는 애틋한 감정으로 서로 위하는 걸 보면 우리도 조금은 성숙해진걸까?
엄마의 대학원 여정과 아빠의 업무 관련 공부는 여전히 순항 중이라는 것
한 해 한 해 시간이 지날수록 감사한 건, 부모님이 원하는 일들을 이제는 그 전보다는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할 수 있다는 것.
올해 한국으로 가서 친구 부모님 중 은퇴하신 분들을 뵈었는데 이전의 활기차던 모습보다는 다소 힘이 없어보이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일의 양면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이라는 것이 개인에게 부담을 주고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살아가는데 있어서 활력을 주는 활동이라는 것. 그래서 부모님이 나랑 동생이 이제 더 이상 입시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가 되었을 때도 여전히 무언가를 통해 삶의 활력을 가지고 살아가신다는게, 항상 감사하다
더욱 많은 사람들한테 감사를 드릴 수 있었다는 것
글로 적는것 말고도 작은 소정의 선물을 드리며 감사를 표하고 싶어도 감사한 사람들이 많으니 비용 부담이 클 때가 많았다. 그러나 일을 시작하면서, 그래도 이제는 조금 더 그 전보다는 여유롭게 다른 분들한테 감사를 표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일단 적어내려가다보면 나의 걸어가는 길이 무의식적으로 조금씩 그 쪽으로 방향을 틀어주는 것 같아서, 올 한 해의 목표도 간단히 적어본다. 리스트에 보면 과연 올해 이루어질까? 싶은 것도 있지만서도, 올해 또 어떤 일이 이루어질지는 모르니!
삶/신앙
매일 묵상하고 기도하는 삶. 내 것만 바라기보다는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 매일 큐티, 기도
- 올해는 꼭! 성경 통독
- 십일조 감사한 마음으로 드리기
일(개발자)
Principal Engineer만큼의 실력
- 코딩 책 10권 읽기
- 이직 인터뷰 오퍼 받기
- 사이드 프로젝트 끝내기
- 승진
건강
: 마라톤 10K 하기
- 주 6회 필라테스
- 소식하기. 군것질 하지 않기
- 영양제 잘 챙겨먹기
- 하루의 마지막은 폼롤러 스트레칭
SNS 키우기
: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 유투브, 브런치, 쓰레드 성장시키기
- 브런치 주 3회 작성
- 네이버 블로그 일상 기록. 어딜 가거나 남길 것들은 빼먹지 않고 남기기
- 유투브 주 1회 업로드
- 쓰레드는 매일 매일의 생각
- 인스타 주 5회 업로드
사이드 프로젝트
-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 내기 (출판사로부터 연락받기)
- 강연하기
도전/여행
- 스카이다이빙 하기
- (업무 책 제외) 책 40권 읽고 기록 남기기
- 알래스카에서 오로라 보기
- 매일 중국어 표현 10개, 일상 회화 가능한 실력까지 만들기
기타
- 주변 사람들에게 더 감사와 사랑의 표현 자주하기
- 인내심을 기르기. 상황과 상관없이 내 기분은 스스로 정하는 사람이 되기
무엇보다 올 한 해는 매일 기도, 아침 운동, 영양제, 소식, 마음관리 등의 영역에서 습관을 제대로 만드는 시간이 되고 싶다. 그래서 어떤 일이 닥쳐도 다시 본래의 루틴으로 돌아가고, 꾸준하게 계속해서 해 나갈 수 있는 지구력을 더욱 기르고 싶다.
특히 시간을 허비하는 일 없이, 내년 이 맘 때 '올 한 해 잘 살았다!' 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