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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풀 Aug 16. 2023

솔직함에 대하여

나의 작은 소망과 바람

© brett_jordan, 출처 Unsplash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솔직함이 있다.



직장생활에서의 피드백 속에 들어가는 솔직함,

어떤 제품을 구매하고 후기를 남길 때 적는 솔직함,

나의 의사표시를 할 때의 솔직함 등등.



대체로 나에게 이런 솔직함을 행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예의를 갖춰서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고 나의 진솔함을 보여주는 선에서의 솔직함, 그건 가능하다.



그러나 솔직함 앞에 "나의 어려움"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마치 돌부처처럼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가끔 마음이 어지러우면
그 모습을 지인들에게
투명히 보여주는 게 어렵다



그건 아마도 불특정다수에게 나를 단정 짓는 어두운 단어들을 청소년기 자주 들었던 기억이, 혹여나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길 바라는 나의 노파심에서 비롯된, 그저 밝고 좋은 면만을 보여주고 싶은 내 욕심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실, 남들이 객관적인 지표를 들이밀더라도 각자의 어려움과 힘듦의 정도는 오직 그 본인에게 달려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바짓가락에 묻은 모래 털듯이 훌훌 털어낼 수 있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진흙탕에 발목이 빠진 것처럼 허우적대는 꼴이 되곤 한다.



이럴 때는 그 상황을 상자 밖에서 제삼자의 눈으로 관찰해야 한다. 그래서 ‘왜 발이 안 빠져나오지- ‘라고 절망하기보단 진흙탕에서 발을 빼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대체로 이런 식의 생각은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단련시켜 줬다.



그러나 최근에는
방법을 알아도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그래서 어느 순간, 연락 한 번 하는 것이 컵에 물을 따르는 것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 '뭐로 시작을 해야 될지-'그저 미안하고 민망한 마음만 가득할 뿐.



'괜찮아지면 연락을 해야지- '라는 생각은 오히려 독이 되어서 더 연락을 미루게 됐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 날,  

눈 딱 감고 미처 그동안 못했던 답장을 다 했다.



답장이 곧바로 왔다.


그중에는 나를 많이 생각해 주는 지인들이 보낸 장문의 메시지가 있었다. 그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며 다시금 생각하기를, "이렇게나 생각하고 걱정해 주는 사람이 많은데!"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 한가득.


그리고 걱정하게 되는 사람보다는 걱정이 하나도 안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작은 바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부담보다는 힘이 되는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



그러려면 나 먼저 내 마음을 잘 지키고 항상 매 순간 행복을 발견하고 감사를 잃지 말고 내 것이 아닌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게 더욱 감사하며 살아야지. 그리고 당장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더 잘해야지!






고린도전서 13:13 KRV


그런 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2023.6.11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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