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사님과의 대화 기록
근 3주 만에 은사님과의 통화를 했다.
내 고등학교 시절, 따스한 마음과 가끔 촌철살인 같은 조언들로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던 분. 이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도 벌써 n 년이 되어 가면서 은사님과 많은 부분을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공유하게 된다.
통화한 지 며칠 지났음에도 아직도 마음속에 깊이 기억 남는 말,
"너는 인생의 궤적을 2-3년 조금 더 일찍 시작했으니까 분명 30대는 더 빛이 날 거야."
은사님은 20대보다 30대가 더 좋았다고 하셨다. 신기했다. 나는 20대임에도 계속해서 20대로 머물고 싶다. 특히 30대를 한국 나이로 셈할 때마다, 그때를 나의 특정 선으로 생각하며 그 안에 내가 소망하고 바라는 것들을 꼭 실행하고 싶다는 다짐이 들 때면,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 은사님께 여쭤봤다. 20대보다 30대가 어떤 부분에서 더 좋았느냐고.
은사님은 "20대는 무언가 이 길이 맞는가 불안하고 방황도 하던 시절이라면, 30대는 그런 고민의 시간들이 조금씩 결과물로 드러나면서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다"라고 대답해 주셨다.
불안. 방황.
10대부터 계속되었고 20대에도 이어진다.
예전보다야 그 정도는 덜하다. 오히려 대체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느낄 때가 많다. 그러나 가끔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되뇌다가도, 부족함을 느낀다.
'나는 도전을 많이 하고 있는가?'
'내가 시도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하루를 보내는가?'
라는 물음 앞에 여전히 잘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다음과 같은 질문도 떠오른다. 이미 지나온 시절을 돌아보며 그때 좀 더 열심히 못했거나 잘했거나를 뒤돌아 볼 필요가 있는가?
물론 적절한 피드백은 필요하다. 그러나 후회는 하지 말기. 아쉬움이 든다면 그만큼 지금 더 하면 되는 거다.
몇 살에 무얼 이루었는지보다는 내가 목표로 하는 것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러니 조금 더 의식적으로 마음에 여유를 주자. 그리고 매일매일 다가오는 시간을 설레고 기쁘게 만끽하자.
은사님 말씀처럼, 지금도 충분히 좋은 삶이지만 앞으로도 더 빛날 것을 기대하면서.
뭐 빛나지 않으면 또 어때?
삶이 항상 빛나기만 할 순 없지,라는 생각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