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적응이 안돼서...

by 젤리선생님

요즘 우리 딸들이 앞 "개~"라고 시작한다.
개 맛있어, 개 귀여워, 개 좋아.

처음엔 귀를 의심했다.
"개?" 개가 왜 나와?
맛있다고 하면 될 일을 굳이 "개 맛있다"라고 하다니.
어쩐지 거칠고 무례하게 들렸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러운 말이라며,
TV 속 유튜버도, 인기 있는 게임 속 캐릭터도 그렇게 말한다고 한다.
그 말을 쓰는 아이는 나쁜 마음이 없다는 걸 안다.
그저 친구들이 다 그렇게 말하니까, 자기도 모르게 따라한 것뿐.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다.
예쁜 말을 가르치고 싶은 내 마음과,
세상 속 말을 빨리 배우고 싶어 하는 딸들 사이에서
나는 자주 멈칫한다.

"그 말은 좀 듣기 거칠어."
"다른 말로도 충분히 잘 표현할 수 있어."

부드럽게 말해보지만 아이는 갸우뚱한다.
그럴 때마다 내 속에서 두 마음이 싸운다.
아이의 언어를 무조건 고치고 싶지는 않다.
그 말의 배경과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이해해 주고 싶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말의 힘을 알고,
누군가를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언어를 배웠으면 좋겠다.

말은 습관이고,
습관은 곧 사람이 되는 밑그림이니까.

요즘 나는 아이들에게 예쁜 말을 쓰는 법을
강요하기보다 보여주고 싶다.
"정말 맛있어!"
"너무 귀여워!"
"너무~ 좋아!"

그 말속에 담긴 마음은,
"개~"보다도 훨씬 깊고 고운 온도를 가졌다는 걸
아이들도 언젠가는 느끼게 되지 않을까...

근데...

왜 내 귓가에 개라는 단어가 맴돌고 있지?

"하아..."

이러다 나도 쓰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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