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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과장 Sep 20. 2024

물건과 생각의 공통점

나는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습성이 있었고, 마음이 어지럽고 스트레스가 극심하면 방이 엉망이 되는 경향이 있다. 

다들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긴 하지만, 나는 그럴 때 시간을 여유롭게 두고 하나하나 물건을 다 쏱아내서 다시 정리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했었는데, 지금은 직장에 다니다 보니 그럴 여유가 없다.

물건을 처음부터 전부 다시 정리하는 기분은 모든것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고 다시 다듬어서 깨끗하게 만드는 느낌이라 묘하게 내 마음과 생각에도 평안함을 준다. 그리고 그 물건들에 깃든 추억을 생각하면서 정리할 수 있어서 더 스트레스에게서 잠시 떨어져 있을 수 있고 동시에 집도 느리지만 다시 엄청 깨끗해 진다.


물건은 기억같은거라서, 쉽사리 버리지 못할때가 많다. 그래서 쌓이고 또 쌓이면 둘 자리가 부족해지고 새 물건이 들어올 자리가 없어져서 마음과 생각이 늙어버린다. 가끔 꼰대들도 저런건가 싶긴 하지만, 어쨋든 난 그래서 물건 버리기를 꽤 어려워 하는 편이다. 정말 보내주어야 할 놈들이 나올때도 고민하기도 하지만, 과감하게 일단 시도하고 후회해버리자 싶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물건에 정이 들면 참 어려워진다.


물건과 생각을 동일선상에 놓고 보면 참 비슷한 적이 많다. 버리지 못하는 것들도 있고, 아끼고 소중한것도 있고, 그러다가 망가지는 경우도 있다. 참 비슷하다. 예전부터 물건을 잘 망가트리곤 했는데, 그래서 나도 상처를 잘 받는 것일까, 내 손으로 내 기억을 자꾸 망가트리는 것일까 생각했다.


어쨋거나, 생각은 물건과 굉장히 비슷해서 잘 버리고 잘 쓰고 잘 보관할 줄 알아야 하는 것 같다.

버리지 못한 물건 때문에 곤란했던 적도 있엇고, 괜히 미련가지거나 아껴서 똥된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좋은 기억만 하다가 그 사람에 대해 환상이 와장창 깨지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려 모든 기억이 상처가 되어버리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러니 우리는 기억을 잘 정리하고 보관해야한다. 오랜만에 방 청소를 하면서 물건 정리를 좀 할 때가 된 것 같다. 내 머릿속을 정리하는 것 처럼 방을 정리하러 가야겠다. 오늘도 또 무슨 기억과 물건을 버리게 될지 걱정과 미련부터 앞서는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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