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를 사랑할 필요도 없어요
내가 너무 당신을 사랑하니까
당신은 사랑에 의무가 없을 정도로
내가 너무 당신을 사랑해버려서
한 번씩 나의 사랑이 나를 아프게 하는데
당신 탓을 할 수가 없어요
나는 당신이 하고싶은걸 다 하면 좋겠고
당신이 나를 짓밟아서라도 행복하길 바라니까
당신 없는 나를 상상할 수 없지만
나 없는 당신은 너무나 많이 떠올라요
그러니까 당신은 나를 사랑할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까 내 사랑만으로도 괜찮아요
이제 이런 사랑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어쩌면 나도 이별을 준비하는것일지도 몰라요
그래도 나는 당신없는 나를 생각할 수 없어요
그래도 나는 나 없는 당신을 생각할 수 밖에 없어요
내게 당신은 존재만으로도 나를 괴롭게하고
내게 당신은 눈빛만으로도 나를 죽이기도 하고
내가 당신에게 필요한 존재이지 않다는 것도 알고
내가 당신에게 없어도 그만인 존재임을 알아요
당신은 더 이상 내게 커질 수 없다는 걸 알고
바람빠진 풍선처럼 점점 작아질 것을 나도 알아요
그래도 나는 어쩔 수 없이 그 시간만이라도
당신 옆에서 견뎌야만 살아갈 수 있어요
바보같은 사랑을 끝내라고들 할 수 있지만
그건 당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들 내게 말할 수 있어요
당신 옆에서 바보가 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요
나는 당신에게 없는게 나을 존재가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당신 옆에서 작아지는 나
당신 옆에서 초라해지는 나
당신 옆에서 스스로 자책하는 나
당신 옆에서 어둠이 되어가는 나
당신 옆에서 괴롭기만 한 나를
당신을 사랑할 필요가 없는게 아니라
사랑할 수 없었단 걸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을 뿐이니까요
다른사람들은
내가 만든 사랑이 당신 손에 죽어가는 줄 알아요
다른사람들은
당신을 사랑해본적이 없으니까요
모든 사람이 당신의 편이고
모든 사람이 나 보다 당신을 사랑하는데
내가 당신옆에 있는게 옳지 않다는것을 알아요
이러한 판단조차 당신은 지겹고 벗어나고 싶을거라
나는 삼키고 삼키다가 식사를 거르고
나는 넘기고 넘기다가 입을 다물고
나는 삭히고 삭히다가 썩어문드러진 속으로
또 악취나는 사랑해를 외칩니다.
우리, 조금만 더
아니 당신, 조금만 더 내 옆에 서있기만 해주세요
하나 둘 씩 무너지다보면 그대
뒤돌아 볼 때 쯤, 나는 원래 없었던 것 처럼
그대가 기억도 못하게끔
무너져 깊은 지하속으로 사라질테니
사람들은 당신을 모르니까
당신이 내게 지금까지 했던 사랑들
그걸 느껴보지 못했으니까 날 멍정하거나
그대를 나쁘게 보겠지만, 나는 아니까
그러니까 우리 천천히 이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