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숲 속의 아빠.
보통은 주말이 되면 우리 가족은 식사를 하러 간다던지 쇼핑몰이나 전시회를 간다던지 잠깐이라도 외출을 하곤 한다. 외출하지 않고 집에 있는 날은 평일에 못 본 모두가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을 함께 보며 시간을 보낸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딸아이가 주말에 친구와 약속이 있어 나가고 나면 남편은 그동안 밀린 잠을 잔다거나 책을 읽거나 일을 하거나 하는데 보통 잠이 들면 물레 바늘에 찔린 공주처럼 한 없이 잠을 잔다.
얼마 전엔 딸아이가 친구와 동네 물놀이터에서 제법 오랜 시간 놀다가 들어왔는데 그날은 나도 정신없이 잠을 자다가 딸아이의 중간보고 전화에 잠에서 깨었다.
집에 오자마자 엄마 아빠의 하루가 궁금했는지 "엄마, 아빤 나 없는 동안 뭐 했어?' 하고 딸아이가 물었다.
"아빠는 아직도 자는데?"
"아직도?"
"엄만 뭐 했어?"
"엄마도 tv 좀 보다가 잤어."
나의 대답을 들은 딸아이는 고개를 살짝 가로저으며 ' 역시 이 집엔 내가 있어야 해...' 라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러게... 엄만 오랜만에 데이트라도 나갈 줄 알았는데... 아빠가 잠자는 숲 속에 공주가 되어버려서....
뽀뽀라도 해줄걸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