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의 한 와인바에서

by 베토디


"너는 이 세상에 영원한 게 있다고 생각해?"

"응."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 뭐가 영원한데?"

"어.. 예를 들면..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 같은 거? 사랑이란 감정이 영원하지 않나?"

"부모가 죽고 자식이 죽으면 사랑도 소멸되는 거 아닌가?"

"둘 다 죽어도 부모가 자식을 사랑했다는 사실은 계속 남아있잖아"

"야, 그렇게 따지면 지금 여기 우리가 와인바에 앉아서 떡볶이를 먹었다는 사실도 영원하겠다. 그런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될 것 같은데."

"넌 영원한 게 없다고 생각해?"

"응. 모든 것은 결국은 사라지기 마련이야."

"근데 그럼 <영원한 건 없다>라는 명제는 영원한 거 아닌가?"

"그 명제가 영원하지 않다면?"

"그래도 영원한 게 존재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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