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생 싱글이모와 2020년생 조카의 통하는 이야기
#9. 너의 기억력이 고마워
조카바보답게,
'쟤... 영재일 지도 몰라!'라고 생각할 때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조카의 기억력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밥을 먹이기 위해 했던 거짓말들
'이거 먹으면 내일 아이스크림 사줄게!',
'딱 세 숟가락만 더 먹으면 주말에 키즈카페 가자!'를 귀신같이 기억하고는,
'아이스크림 언제 먹어요?'
'키즈카페 언제 가요?'라며 정확한 타이밍에 물어오곤 한다.
그런 조카에게,
조카가 14개월이었던 2021년 11월 하늘나라로 떠난
외할아버지(즉, 나의 아빠)의 이름을 얘기해 준 적이 있다.
평생 떠올리진 못하겠지만
외할아버지의 이름이라도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이었고,
하지만 눈앞에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의 이름을 조카가 외우는 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다 문득, 별 기대 없이
"서현이 할머니 할아버지 이름은 뭐야?"라고 물었는데
하늘나라에 있는 외할아버지의 이름을 말했을 때,
나도 모르게 울컥 차오르던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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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분명,
하늘나라에서 듣고 엄청 기뻐하셨을 거야.
우리 서현이 대단하다, 예쁘다, 최고다...
살아계셨다면 누구보다 더 사랑해 줬을 거야.
조금씩 무뎌져가는 아빠의 기억을
조카를 통해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사랑하는 우리 아빠...
조카 커가는 거, 조금만 더 보고 가시지...!!
(*해마다 1월1일이면 어디선가 새해 첫 태양을 보고, 늘 우리에게 보내주셨던 아빠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