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대화-#13.먹지 못한 이유

1979년생 싱글이모와 2020년생 조카의 통하는 이야기

by 순덕

#13. 엄마의 외계인을 먹지 못한 이유


벌써부터 충치가 생겨,

엄마아빠는 물론 가족들을 충격에 빠트린 조카...!!


조카의 충치에,

사탕, 초콜릿, 과자 등으로 환심을 사려 한 내가

상당 부분 기여(?)한 건 아닐까 찔리긴 하지만

달콤한 걸 거절하기란, 조카도... 나도... 쉽지가 않다.


그날 역시,

치과에 가기 싫다는 조카를 꼬시기 위해

진료 끝나면 '서른한 가지 맛'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자는 약속을 덜컥해 버렸다.

신난 조카가 먼저 꺼낸 말.


"서현이는 레인보우 먹을 거야. 엄마는?"


옆에 있던 여동생이 대답했다.

"엄마는 아몬드 봉봉 먹어야지~"


"좋아. 그럼 이모는 뭐 먹을 거야?"

"음.... 엄마는 외계인"

"아니야!!!!!!!!!!!!!!!!!!!!!!!!!"


갑자기 버럭 하는 조카의 모습에 당황스럽긴 했지만

다시 차분히 설명했다.

"이모는... 엄마는 외계인 제일 좋아해. 그거 먹고 싶어."

"아니야!!!!!!!!!!!!!!!"

"뭐가 아니야. 엄마는 외계인 먹을래!!"


"서현이 엄마는!!!!!!!!!!!!! 아몬드 봉봉 먹는댔어!!!!!!!!!!!"


****

아니....

아이스크림 이름이 '엄마는 외계인'인데,

자꾸 '엄마는 아몬드 봉봉'이라고 말하는 조카 때문에

주문도 하지 못하고, 피치 어쩌고 하는 걸 먹었던 그날.

조카의 이런 오해들이 너무 귀여워 자꾸 웃음이 난다.


오래전 나는,

엄마가 외계인이면 너무 무서울 것 같아

아이스크림 이름을 '새엄마는 외계인'이라고 바꿔 말하곤 했다.

새엄마가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는 게 훨씬 더 다행이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조카에게도 나에게도...

참 나쁜 이름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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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퍼온 사진... 먹고 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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