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생 싱글이모와 2020년생 조카의 통하는 이야기
#14. 수리수리 마하수리
조카가 태어나기 훨씬 전...
식구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건, 우리집 반려견 수리!
산책을 좋아하는 수리를 위해
부모님은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가기도 했고
엄마, 아빠, 언니들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수리와 산책을 했다.
하지만 조카가 태어나고, 아빠가 하늘나라로 떠난 뒤로는
예전만큼 수리에게 관심을 기울일 수가 없었는데...
그게 질투 나고, 섭섭했던 걸까?
조카가 할머니 집에 놀러 오면
수리는 자신의 화남을 표현하기 위해 집을 나간다.
겁이 많은 녀석이라 멀리 가진 못하고
대문 앞을 서성이거나,
가족들이 보라고 창문 앞에 앉아 한껏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곤 한다.
하지만 그런 수리를 걱정하는 것도 조카의 몫.
"수리야, 언니가 재밌게 놀아줄게 들어와~
수리야! 거기 있으면 추워. 언니랑 놀자. 응?
수리야~ 언니가 싫어? 언니가 왜 싫어??"
근데...
내가 생각해도 싫을 만도 할 것 같다.
수리가 너보다 훨씬.... 훠얼~~~ 씬 더 언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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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던 옛 CF 명대사처럼
나의 사랑이 수리에서 조카로 옮겨간 듯해 수리에겐 늘 미안하다.
근데... 수리도 이제
먹을 만큼 먹은 열두 살이니까, 이 마음을 이해해 주지 않을까?
예전처럼 놀아주지도 않고, 같이 있는 시간도 점점 줄어가지만
가족 모두 수리를
많이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 느낄 테니까.
사랑은 옮겨가는 게 아니라 나눠주는 거고,
사랑이 식어가는 게 아니라 익숙해지는 거라는 걸... 조카와 수리를 통해
조금씩 배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