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생 싱글이모와 2020년생 조카의 통하는 이야기
#20. 초대장을 보낼게
얼마 전, 서울에 잠깐 다녀올 일이 있어 며칠 집을 비우면서
조카에게 그림 편지를 쓴 적이 있다.
그 편지를 읽고, 너무 행복했다는 조카는
틈틈이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편지라기보다는 초대장에 가깝고...
그림이나 글씨라기보다는 낙서에 가까운 것들을 말이다.
주말부부라, 주중엔 얼굴을 못 보는 아빠에게도 쓰고...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사촌오빠를 집으로 초대하기도 하고...
자신의 생일에 놀러 오라며 어린이집 친구들에게 쓰기도 한다.
(물론, 생일이 아직 한참이나 남았지만;;)
조카만 읽을 수 있는 암호 같은, 아니 줄 긋기 같은 편지지만
나름의 방법이 있는 것 같고...
진짜 편지를 읽는 것처럼, 매우 유창하게 그 내용을 읽어간다.
"친.구.들.아, 서.현.이. 생.일.에. 초.대.해.
올. 때. 선.물. 사.가.지.고.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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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편지 쓰는 걸 즐겼던 나는...
박스 가득 쌓인 친구들의 편지, 혹은 쪽지를 모아두곤 했다.
물론, 몇 번의 이사로 지금은 그 상자들도 사라졌지만
방학 때면, 우체부 아저씨의 오토바이 소리에 귀 기울였고
한걸음에 1층까지 뛰어내려 가, 우체통을 열어보는 설렘을 느꼈다.
휴대폰이 없었던 그 시절,
그때의 난... 예쁜 편지지를 고르고, 그리 중요할 것 같지도 않은 안부를 남기고,
침을 발라 우표를 붙이는 그 시간들이 참 행복했던 것 같다.
나의 이 감성을
초대장을 쓰는 조카도 느낄 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