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대화-#30.괴로움과 외로움

1979년생 싱글이모와 2020년생 조카의 통하는 이야기

by 순덕

#30.괴로움과 외로움의 차이


조카를 봐주면서 가장 힘든 건...

무엇보다 잠재우기.

밥도 잘 먹고, 씻기도 잘하고, 놀이터에서도 열정적으로 노는 조카지만

밤이 되면 잠투정이 심해진다.


낮보다 더 똘망똘망한 눈으로 질문 폭탄을 던지기도 하고,

목청껏 자신이 만들어낸 노래도 불러서

위아래층에서 들릴까 봐 창문을 닫아야 했던 적도 있다.


도깨비 아저씨가 찾아온다고 무섭게도 말해보고,

내일 딸기케이크 사줄 테니까 빨리 자보자고 달래도 봤지만

모두 헛수고.

그러다 조카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서현아, 너는 잠이 안 와?"

"네, 잠이 안 와요."

"엄마도 자고, 이모도 자는데 어떡하지?"

"그래도 잠이 안 와요."

"우리 서현인 잠을 자고 싶은데 잠이 안 오니까 정말 정말 괴롭겠다.."


"괴로운 것보다... 외로워요.

다들 자면 나랑 놀아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

괴로운 게 아니라 외로운 거라니...!!

외로움을 벌써 아는 나이일까?

그러다 나도 요즘 괴로운 게 아니라 외로운 거구나 생각했다.


생각처럼 재취업은 되지 않고,

이렇게 그동안의 일상에서 멀어지는 게 두렵고 화가 나기도 했는데

나 역시, 괴로운 게 아니라 외로운 거였다.


나 좀...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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