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생 싱글이모와 2020년생 조카의 통하는 이야기
#32. 내 마음 속에 있는 건?
요즘, 조카가 좋아하는 남자친구가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살지 않아 하원 후에 자주 볼 수 없지만,
가끔 집에 돌아온 후에도 그 녀석(?) 얘기를 많이 하곤 한다.
"진원이가 놀러 왔을지 모르니까 놀이터 나가볼까?"
"나 진원이 만나면 젤리 줄 거야. 좋아하겠지?"
"나 진원이 싫어! 아니야... 싫어한다고 해서 미안하니까 안아줄 거야."
어제도 그랬다.
갑자기 진원이가 놀이터에 있을 것 같다며
해가 진 뒤인데도 나가보자고 떼를 쓰기 시작했고...
저녁 먹고 산책도 할 겸
"그래, 진원이 찾으러 나가보자~"라며 길을 나섰다.
하지만 그 늦은 시간에 진원이는 있을 리 없었고...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설마... 진원이가 없다고 우는 건 아니겠지?'
그래서 밑밥을 깔았다.
"있잖아... 놀이터에 진원이 없어도 내일 어린이집에서 만나면 되니까, 괜찮지?"
"아니야, 진원인 놀이터에 꼭 있을 거야!"
"혹시라도 없으면.... 없으면 말이야. 그래도 괜찮지?"
"아니야, 놀이터에 있을 거라니까."
"아니, 없으면.... 없어도 서현이 마음속에 진원이가 있으니까,
괜찮지?"
나름 꽤 낭만적인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화를 내기 시작한 조카.
"내 마음 속엔 지금....!!!
채소가 있잖아. 아까 저녁 때 먹은 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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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마음속엔 언제나 서현이가 있는데...
마음속에 담아둔다는 의미를, 넌 아직 모르나 보다^^
서현이 말고,
난 요즘 무엇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까?
일에 대한 미련? 인연들? 깜깜하기만 한 나의 앞날??
마음에 담아둘 수도 없고,
너무 차가워 채워둘 수도 없는 요즘이다 ㅠㅠ
(*조카가 직접 찍은 사진... 뭔가 엄청 심오해서 지우지 못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