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생 싱글이모와 2020년생 조카의 통하는 이야기
#33. 벌써 그리워!
또래보다 말이 빨랐던 조카와 대화하는 게... 예전부터 참 좋았다.
돌이 지나,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을 땐
같은 반 친구들 이름을 귀신같이 외워와서
깜짝 놀란 적도 많다.
물론, 발음이 어려웠는지 한 글자씩만!!
예를 들어 하은이는 '하', 이겸이는 '겸', 다인이는 '다'....
이렇게 한 글자로만 말을 해도 대화가 된다는 게 신기했다.
그러다 여러 사물들의 이름을 알아가기 시작했고...
그중에서도 외우기가 어려운 단어들은
조카만의 표현법으로 설명하는 날이 많아졌다.
역시 예를 들면,
할머니집에 있는 안마의자는 망치로 등을 때리는 것 같다고 "망치의자"
여행 가서 호텔에 묵을 때마다 호텔이라는 말이 어려웠는지 "사장님이 빌려준 집"이라고 얘기했고,
무당벌레는 어른들의 발음이 그렇게 들린 건지 "무늬방구"라고 좋아하곤 했다.
조카만의 특징이 담긴 그런 단어들이 참 좋았는데,
세 돌을 넘기고 나서는... 너무 똑똑해졌다.(ㅠㅠ)
망치의자도, 빌린 집도, 무늬방구도... 모두 정확하게 안마의자, 호텔, 무당벌레라고
발음해 내는 조카를 보면서 대견하기도 하지만
괜히 그런 표현들이 사라질 것만 같아 섭섭할 때도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카어 사전'을 만들걸!!
벌써 그 표현들이 너무너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