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대화-#47. 초능력 가족

1979년생 싱글이모와 2020년생 조카의 통하는 이야기

by 순덕

#초능력 가족 - 조카를 위한 한뼘동화


우리 가족은 모두 엄청난 초능력자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


우선, 엄마. 엄마는 백가지 목소리를 가진 초능력자다.

어떤 책이든 어찌나 맛깔스러운 목소리를 내는지

진짜 호랑이가 내 옆에 앉아있고,

무서운 마녀할미가 나를 겁주는 것 같아

깜짝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아빠는, 내 입을 벌리게 하는 초능력자.

밥이 맛이 없어 입을 꾹 다물어 반항하려고 해도

어느새 내 입을 향해 날아오는

아빠의 비행기 숟가락에는 속절없이 당하게 된다. 으.... 분하다!


마지막으로 할머니는 등에 엄청난 기운을 가진 초능력자다.

악을 쓰거나 칭얼대는 걸로 내 기분을 표현하고 싶지만

할머니 등에 업히면 나는 스르르 잠이 든다.

눈물콧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새근새근 잠이 든다.

할머니의 등에선 꿈나라로 가는 마법가루가 뿜어져 나오는 게 분명하다.


각자의 초능력으로 나를 홀리는 우리 가족.

'근데 난....? 나에겐 어떤 능력이 있는 걸까?'


한참 동안 궁금했던 질문이지만,

얼마 안 가, 나는 그 답을 찾았다, 나의 초능력을.


난...

모두를 웃게 하는 초능력자.

날 보면 우리 가족의 얼굴엔 환한 웃음이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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