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생 싱글이모와 2020년생 조카의 통하는 이야기
#. 하늘나라로 간 수리언니에게 하고 싶었던 일
15년을 꼬박 함께하고,
열여섯 번째 생일을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반려견 수리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한 달 가까이 고향집에 가지 못한 나를 기다려주기라도 한 듯,
주말을 맞아 집으로 찾아온 나와 동생네 가족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눈에 담은 뒤
일요일 딱 하루 아프고, 월요일 새벽에 수리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휴일이라 동물병원이 문을 열지 않았다는 핑곗거리에
한참을 자책하고, 미안해하며 가족들은 슬퍼했고
그런 이모와 엄마, 할머니의 눈물을 휴지로 닦아주던 조카도
자신만의 생각으로 수리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이모, 이제 수리언니 못 봐?"
"응 못 봐. 하늘나라로 떠났어."
"다음에 또 못 봐?"
"볼 수는 없지만 수리언니 마음은 우리 곁에 있어. 서현이가 수리언니 생각하면
수리언니도 서현이 생각 속에 찾아올 거야."
"그래도 난 보고 싶은데..."
"이모도 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수리언니 발에 실을 묶어 둘 텐데...
그럼 하늘나라로 못 올라가잖아."
*****
다리에 실을 묶어서라도 하늘나라로 떠나지 못하게 하고 싶었던 조카의 마음처럼
수리가 없는 엄마의 일상도, 시골집에 갈 때마다 내가 느끼는 허전함도
꽤 크다.
그럼에도 우린 늘, 수리를 그리워하고... 자랑스러워하고...
늘 그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