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생 싱글이모와 2020년생 조카의 통하는 이야기
#나는 여동생이 싫어요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모할머니를 필두로... 맞선에 대한 압박이 시작됐다.
이 나이에, 어른들이 주도하는 맞선을 본다는 것도 너무 싫었고,
결혼에 대해서는 눈곱만큼도 생각이 없는 나로서는
여간 난감한 상황이 아니었다.
내가 주말마다 고향에 가는 건,
내 마음의 고요와 조카들과의 순수한 시간을 보내고픈 마음이 전부인데...
그저 할 일이 없어 집에 온다고 생각하는 어른들 때문에
스트레스는 쌓일 대로 쌓여만 갔고,
아무리 싫다고 말을 해도 먹히질 않아 조카에게 SOS를 쳤다.
"서현아! 이모 결혼하면 서현이랑 못 놀아주는데... 그래도 좋아?"
"아니 싫어."
"근데 자꾸 할머니가 이모한테 결혼하라고 해. 서현이가 한마디 해줄 수 있어?"
"알았어. 내가 말할게!!"
그렇게 전화를 끊고 한걸음에 달려온 조카는
다짜고짜 할머니께 이렇게 외쳤다.
"나는 여동생이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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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의 뜬금없는 외침에 엄마와 이모할머니는 얘가 왜 이러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조카의 입을 통해 다시 한번 맞선에 대한 거절의사를 전하고 싶었던 나는
조카를 붙잡고 되물었다.
"서현아! 이모 결혼하지 못하게 해 주기로 했잖아. 근데 왜 그런 거야?"
"이모가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잖아. 그럼 그 아이를 내가 봐줘야 하잖아.
근데 나는 여자동생이랑 노는 거 너무 싫어. 내 물건 다 어지럽힐 거잖아.
그러니까 여동생이 싫어. 그건 이모 결혼하는 게 싫다는 뜻이야."
그런 심오한 뜻이 있었는데...
아무도 그 말 뜻을 알아듣지 못하고,
여전히 결혼에 대한 압박이 들어오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