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정아 - 구애(求愛)
가만히 음악을 듣다보면, '잘 어울린다' 생각이 들때가 있다. 장르, 가사, 리듬, 가수의 음색, 악기, 박자와 같은 많은 요소들이 하나를 향해 꽂히는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이 '잘 어울림'이라는 것을 만들어내야하는 역할이 바로 음악가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오늘 소개하는 아티스트와 노래는 그 역할을 아름답게 소화했다. 어떻게 그 역할이 아름답게 소화되었는지는 글을 소개해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4FLGSN1RG5A&list=RD4FLGSN1RG5A&start_radio=1
이 곡은 2017년 발매되었으며, 선우정아가 직접 작사/작곡/연주한 작품이다.
Kick. 1 박자와 빠르기
'구애'에 대한 단어를 생각했을 때, 12분의 8박자와 73BPM의 빠르기는 매력적인 포인트이다. 난 이 빠르기와 박자가 심장이 뛰면서 몸을 베베꼬는 듯한 감각이 느껴진다. 이 음악적 속성에 베이스가 각 박자마다 일정하게 튕겨주면서 박자와 빠르기의 색깔이 더욱 살아나는데, 후렴구에서는 드럼과 건반도 같이 이를 보조한다. 단조로우면서도 짙은 향을 뿜어내는 박자와 빠르기이다.
Kick. 2 음색
작사/작곡과 연주까지 같이 해서인지, 음색이 독보적이다. 약간 허스키하면서도 끈적이는, 재즈가 느껴지는 목소리. 곡 초반부와 마지막에서는 구애의 대상에게 조용히 속삭이며 말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음이 어느정도 올라가고, 곡이 후렴과 같은 강조하고 싶은 듯한 구간에서는 진성과 가성을 오가면서 그저 단순한 곡은 아님을 보여준다.
Kick. 3 악기의 텍스쳐
곡에 쓰인 악기의 소리들을 집중해보면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보통 강박에 악센트를 주거나 톡쏘는 듯한 소리를 더해주는데, 이 곡에서는 악기의 텍스쳐를 조절하면서 노래에 맛을 주었다. 자세히 들어보면 우리가 평소에 듣는 악기들의 소리와는 조금 다른, 멜랑꼴리한 느낌이 드는 것이 그 맛의 예시이다.
베이스나 EP(건반의 특정한 소리 셋팅을 뜻한다.)는 특히 뭉뚱한 질감을 연출하면서, 네오소울과 발라드의 특징을 동시에 살렸다. 드럼이나 퍼커션, 코러스로 나오는 소리들도 '구애'만의 독특한 박자감과 가사에 집중될 수 있도록 배경을 만들어주고있다.
아내 덕분에 어떤 브랜드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선우정아의 작은 콘서트를 본 적이 있다. 그때 들었던 곡 중에 하나가 바로 '구애'였다. 선우정아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아티스트였지만, 실제로 듣고나서 더 큰 팬심이 생겼다. 음원과 라이브의 차이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장감이 느껴져서 또 콘서트를 가고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연습으로 다져진 탄탄한 음정과 표현력. 밴드와의 잘 맞는 합주와 좋은 노래. 어울림의 정수였다.
Bon Appé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