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의 자리

by 현진

얼마 전, 하나의 선물을 받았다. 그것은 조용히 다가와,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듯 소박했다. 하지만 그 작은 존재는 손에 쥔 순간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선물 속에는 단순한 물건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주는 이의 마음 한 조각이었고, 마치 그들이 나를 조용히 지켜보다가 내 안의 어떤 공허함을 알아차리고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선택한 듯했다.


그 선물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선물이 내 삶에 스며들어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잠깐의 감동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에 잔잔히 머물렀다. 마치 비가 마른 땅 위로 스며들 듯, 그 선물은 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기 자리를 찾아갔다.


그러나 모든 선물이 이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너무 과한 선물이 내게 과도한 무게를 지운 적도 있었고, 때로는 나를 잘못 이해한 채 주어진 선물이 낯선 이질감만 남긴 적도 있었다. 그런 선물은 내 안의 균형을 흐트러뜨리고, 조화를 깬다.


진정한 선물이란 그러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삶에 억지로 무언가를 더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이미 존재하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는다. 진정한 선물을 주는 사람은 우리의 겉모습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못한 우리의 내면을 알아차리고 그것에 어울리는 것을 찾아낸다.


이런 깨달음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상대를 깊이 바라보고, 말 없는 침묵 속에서 그들의 본모습을 읽어내야 한다. 진정한 선물은 그러한 이해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당신을 봅니다”라는 말과 같지만, 말로 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깊은 울림이 있다.


내가 받은 그 선물을 떠올릴 때, 나는 그 선물을 고른 사람의 마음을 생각한다. 그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나의 삶과 어울릴 것을 고민했을 것이다. 작고 보잘것없는 물건처럼 보일 수 있는 그 선물은 그들의 세심한 배려로 완성되었다. 이는 수천 개의 돌멩이 대신 신중히 고른 하나의 돌멩이가 오히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주어진 선물은 물건 이상의 것이 된다. 그것은 나를 알아봐 주는 마음, 나를 이해해 주는 배려, 나를 사랑해 주는 정성이 담긴 약속이 된다.


그러나 선물은 때로 위험할 수도 있다. 그것이 주는 이의 의도와 마음 없이 던져졌다면, 그것은 단순한 짐이 될 뿐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주어진 선물은 다르다. 그것은 연결이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두 마음 사이에 잇는 다리가 된다.


내가 받은 그 선물은 이런 진리를 알려주었다. 나는 그 선물을 자주 떠올린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그것은 가볍게 내 곁에 머문다. 마치 그 자리가 본래 그 선물을 위한 것이었던 듯, 조화롭게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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