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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단 Jan 22. 2023

열여덟 번째 하루성공

 [힐링하기]

23년 1월 20일 [힐링하기]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

모든 주변의 소음은 사라지고,

두 발을 담그고 있던 계곡물의 소리와

나뭇가지 사이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소리, 그리고 저

이렇게 셋만 있다고 착각할 만큼

자연 속에 들어왔던 순간이요.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까지

6년 정도 국내여행가이드를 하며,

지방 이곳저곳을 여행했었는데요.

우리나라에 이렇게도 좋은 곳들이 많았나 싶었습니다.

그중에서 바로 전날 갔다 왔던 것처럼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지역이 있습니다.

만개했던 매화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였던 광양매화축제

초보 가이드 시절 1년 넘게 갔던 강화 석모도,

전나무 숲길이 환상이었던 부안 내소사 등

이렇게 정확한 장소가 기억나는 곳도 있고,

그때의 감정만 기억날 때가 있습니다.

정확한 시기도, 지역도 기억이 안 나는데

고객님들에게 안내가 끝나고,

잠깐 시간이 나 더위도 식힐 겸 계곡물을 발을 담갔는데요.

계곡물의 흐르는 소리와 바람 소리를

온전하게 느끼고 있던 제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아마도 그때가 온전히 자연을 느끼고 있었던 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때부터였나 봅니다.

나무의 짙은 녹색과 투명한 계곡,

총총 걸어 다니는 참새들

이런 자연이 저에게는 힐링을 준다는 사실을요.


겨울이기도 했고, 바쁘다는 핑계로

자연과 가깝게 하지 못했는데

최근 서울에서도 간편하게 캠핑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중랑캠핑숲으로 향했습니다.

20일은 회사에서 단체로 연차를 사용하는 날이기에

일정도 딱 맞았습니다.

서울 외곽이긴 하지만,

서울에, 무려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는

캠핑장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텐트를 직접 가지고 와서 설치해도 되고,

이미 텐트가 있는 곳을 대여해서 사용해도 되고,

또 그냥 숙박은 하지 않고,

바비큐만 사용 가능한 이곳은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예약을 한 거 같은데요.  

이불은 필수로 가져와야 하는 부분은 번거로웠지만,

이런 부분은 중요하지 않을 만큼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등유난로도 처음 켜보고,

캠핑용 버너도 처음 써보고 새로운 경험들이 가득했고,

좋은 사람과 좋은 이야기,

맛있는 음식들로 힐링이 제대로 되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쉴 날이 많은 연휴의 첫날이어서

더욱 좋았던 것도 있습니다.


꽃이 피고, 푸르름이 내린 계절에 온다면,

겨울과는 또 다른 낭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힐링을 하고 나니,

더욱 쉼이라는 게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깨닫게 됐습니다.  

내일의 목표는 이불빨래입니다.

그럼, 내일 성공 후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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