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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흔적
23화
시간이 허락한 기회
by
라파엘다
Nov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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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민은 조율자와의 대화를 통해 시간 여행의 복잡한 규칙과 선택의 무게를 어느 정도 이해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았다. 그의 삶은 점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엮인 실타래처럼 꼬여갔다. 그런 와중에, 조율자는 그에게 아주 특별한 제안을 했다.
“네가 지금까지의 선택을 바로잡고 싶다면, 마지막으로 시간의 틈새에서 허락된 단 한 번의 기회를 줄게. 하지만 그 선택은 모든 것을 바꿀 수도 있고, 아무것도 바꾸지 못할 수도 있다.”
조율자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 승민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승민은 장치를 손에 쥐고 조율자가 설명한 특정한 시간을 입력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자신에게 물었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선택들을 되돌릴 수 있을까? 아니면 오히려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건 아닐까?"
시간의 장치는 곧 빛을 뿜어냈고, 승민은 또다시 과거로 빨려 들어갔다. 이번에는 그가 처음 시간 여행을 시작했던 바로 그 시점이었다.
그가 도착한 곳은 몇 주 전, 처음으로 시간 장치를 발견했던 실험실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여전히 반짝이는 장치가 놓여 있었고, 승민은 그곳에 서 있는 자신을 보았다.
“저게 나야...”
그는 벅찬 감정에 휩싸였다. 첫날의 자신은 이 장치를 만지작거리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장치를 탐구하고 있었다.
승민은 다가가려 했지만, 그 순간 조율자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이 순간을 바꾸면 너는 더 이상 지금의
네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네가 원한다면 과거의 자신을 막을 수는 있다.”
승민은 자신의 첫 선택이 얼마나 많은 결과를 초래했는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자신이 배운 모든 교훈, 그리고 만난 사람들을 떠올렸다.
"내가 처음부터 이걸 막으면 모든 것이 평범해질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겠지."
승민은 과거의 자신을 멀리서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한 걸음 물러섰다.
"나는 지금의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없어."
승민은 시간을 되돌리는 대신, 과거의 자신에게 다가가 장치 사용법과 그 위험성을 적은 메모를 남기기로 했다. 메모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 장치는 너에게 많은 가능성을 줄 것이다. 하지만 그 대가로 네가 감당해야 할 무게를 준비해야 한다.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메모를 남긴 후 승민은 현재로 돌아왔다. 장치는 여전히 그의 손에 있었고, 주변 풍경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는 달랐다.
현재로 돌아온 승민은 자신이 했던 선택을 더는 후회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모든 경험은 그를 더 강하고 지혜롭게 만들었다. 시간은 그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허락했지만, 동시에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는 자신의 몫임을 깨달았다.
승민은 장치를 조심스럽게 책상 위에 놓으며 말했다.
“이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내 선택의 무게를 알려주는 스승 같은 존재야.”
그는 더 이상 시간을 조작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제 그는 허락된 기회를 충분히 누렸고, 그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삶은 비록 한
번 뿐이지만, 그 안에서 주어진 기회와 선택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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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시간
기회
Brunch Book
시간의 흔적
21
잃어버린 사람들
22
선택이 남긴 상처
23
시간이 허락한 기회
24
과거의 자신과의 화해
25
희생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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