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
얼마 전 문득 '나는 왜 사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생각하지 않았던 문장이다.
딱히 사는게 힘들다거나, 다람쥐 챗바퀴 도는 듯한 일상도 아닌데.
그런 생각이 오랜만에 찾아왔다.
동물이나 식물들은 이런 고민이 있을까?
식물은 '생각'이라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
동물은 사람과 어느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그들만의 '생각'하는 방식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과 대화를 할 수 없으므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지 알 수는 없으나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 하루의 순간순간을 충실하게 사용할 것은 분명할 것 같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왜 살고 있는지 모르겠을 때
식물이든 동물이든 구분없이
기본이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있기' 일 것이다.
분류학적으로는 나도 동물에 속하므로
나에게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있기’일 것이다.
나는 이미 살아있는데, '살아있기'라니..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있어야 할까.
학생 때, 선배들이 우스갯소리로 농담처럼 덧붙이던 단어 '잘'
'잘 살아있는 것'에는 여러가지가 포함될 수 있다.
여유가 있다면 '잘 살아있기'위해 여러가지를 동시에 할수도 있겠지만
지금 나는 그정도의 여유 에너지가 없다.
일이 너무 재미있었다.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웠다.
잠 잘 시간이 줄어도, 집에서 일을 하는 쉬는 날이 늘어나도
그래서 체력이 바닥나는데도 나는 힘을 내서 일을 더 하고 싶었다.
격한 운동을 하고나면
신기하게도 더 힘이나서 뛰어다니면서도 일하는게 힘들지 않았다.
그래서 잠 잘 시간을 줄여가며 매일매일 운동을 했다.
그렇게 마지막까지 쥐어짜가며 4~5년을 더 버텼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필요했던건
잠 잘 시간을 줄여가며 하던 운동보다도
잘 자고, 잘 먹고, 시간을 내서 내 생각을 할 시간을 갖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던 일을 더 오래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그것만 먹다보면 질리게 되고,
아무리 좋은 여행지도 그곳만 가다보면 벗어나고 싶어진다.
일도 나에게는 그런것이 되었다.
나는 그냥 '잘 살아있기'로 결심하고
첫번째로 '건강하게 살아있기'로 했었는데
한 동안 그것을 잊어버리고 살았다.
쉬어야 할 때 쉬고, 잘 먹고 잘 자고.
그러면 건강하게 살아있을 수 있고.
그러면 그 다음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