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즐기는 방법 2.
서늘한 토요일 아침 느지막히 일어나
느릿느릿 커피를 만든다.
세수를 하고, 움직일 때 덥지 않을만큼만 옷을 챙겨입었다.
우유를 더한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들고 숲으로 향했다.
어제까지는 이른 겨울이 온 줄만 알았는데,
하늘은 맑고 밝다.
숲으로 향하는 오솔길을 혼자 독차지 했다.
양지바른 오솔길은 봄과 꼭 닮았다.
순간 길가에 피어있는 제비꽃이 눈에 들어온다.
한 발자국 뗄 때마다 놀란 메뚜기가 나타난다.
노란 낙엽인 척하던 나비가 날아오른다.
참나무 숲에는 떨어진 도토리가 발에 차인다.
그늘진 샛길로 들어서니 비온 뒤 가을에 돋아난다는 광대버섯이 보인다.
규칙적인 잎의 배열이 만들어내는
고사리 잎의 아름다움도 한동안 감상한다.
이런 숲 길을
느릿느릿 걷는다.
따뜻한 커피가 담긴
뚜껑을 덮지 않은 텀블러를 발걸음에 맞춰 흔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