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러 나가면 받게 되는 선물들.
간간이 오는 비를 맞으며 걸었다.
오전에 확인한 일기예보에 비 소식은 없었는데.
꽤 많은 비가 오다 말다 한다.
아까 다 먹고 버리려던 빈 과자봉지로 정수리를 가리고 걷다가
건물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기를 반복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왕복 세 시간쯤 되는 산책코스의 딱 중간쯤 왔을 때,
서울에서 처음 보는 무지개가 하늘에 걸쳐 있었다.
건물들 사이에서 솟아 나온 길고 선명하고 거대한 무지개는
지는 해와 함께 금세 사라져 버렸다.
오늘도 나는 생각하지 못했던 선물을 이렇게 받았다.
산책을 나갔다가
산책 중인 엄마나 아빠에게 안겨
뒤쪽 방향을 쳐다보는 아기들과 가끔 눈을 마주치게 되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띠게 된다.
아기가 무서워하거나
부모가 싫어할까 봐 얼른 고개를 돌려 다른 쪽을 쳐다보며 걷곤 한다.
그러다 다시 아기와 눈이 마주치면 또 얼굴에 번지는 미소를 나도 어쩔 수 없다.
오늘도 똑 단발을 한 어떤 귀여운 아기와 눈이 마주쳤는데,
두 번째 눈이 마주쳤을 때 아기가 활짝 웃어주었다.
마음씨 좋은 아기이다.
처음 보는 어른에게 저렇게 웃어주다니.
오늘 두 번째 받는 깜짝 선물이다.
산책을 하다 보면 이렇게 무형의 선물들을 연달아 받는다.
오전에 뉴스를 보니
뉴욕은 어제 큰 비가 왔다.
지하철 계단은 폭포로 변했고,
무릎까지 오는 물을 헤치며 걷는 사람들이 뉴스 화면에 보였다.
운전 중이던 차가 쓰러진 나무에 깔려 운전자가 사망하거나,
지하실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유명을 달리한 사람도 여럿 있었다.
정부 shutdown이 한 달을 넘겨가고 있는데,
남 일 같지가 않아 안타깝다.
어서 빨리 정상화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