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중에 뭐 하고 싶으세요?"
동료가 나에게 지나가며 한 질문이다.
'왜 이런 질문을 할까?' 싶었지만
순간 떠오르는대로 답했다.
"얼른 노년을 맞아서, 편히 쉬었으면 좋겠어요."
이 때 내 나이가 20대 후반이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공부를 마치고, 관련된 직업을 선택했다.
일도 너무 재미있고, 그 일로 먹고 살 수 있었지만
하루하루 사는것 자체가 너무 힘든 과제 같았다.
공식적으로 쉬어도 된다고 법적으로 정한 60세 이상이 얼른 되서 쉬고 싶었다.
진심이었다.
현실에서는 아무도 내게 뭐라 하는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내가 하는 일은 '완벽하다'라는 평가를 해주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임원들도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쉬고 있으면 내 안에서 나를 다그치는 내가 있었다.
30대 초반쯤 되었을까.. 어쩌다 어머니와 나눈 대화 도중,
"얼른 늙어서 편히 쉬고 싶다."고 했을 때, 한심하다는듯 쳐다보시는 어머니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그 때도 나는 진심이었지만, 어머니가 어떤 마음으로 나를 보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휴일에 비가 오면 정말 편한 마음으로 이불 속에 있을 수 있다.
죽을만큼 아파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을 때는 누워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거다.
누가 생각하더라도 쉬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때, 쉬고 있다는 안도감.
더 이상 누구의 눈길도 의식하지 않고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쉰다는 것.
지난 어버이날 부모님을 뵈러 집에 갔는데, 그날따라 비가 왔었다.
식사를 마치고, 어머니와 대화 도중 "나는 비오는 날이 좋아요. 쉬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어요."
어머니도 젊었을 적 이야기를 하시며 같은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고,
나는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면,
그런데 힘들다, 쉬고 싶다는 느낌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시간을 내서 충분히 쉬어도 된다고 말해 주고 싶다.
그 때의 나에게.
여유를 갖고 쉬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