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빛 좋은 개살구

홀로 아들셋을 키우는 싱글맘의 우여곡절 파란만장 엄마 성장기

by CHOYI

그는 빛 좋은 개살구였다. 이 말이 아주 제격이다. 남 앞에서는 최고의 애처가였고 호인이었다.

겉보기에는 돈도 제법 잘 벌고 잘 쓰는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나와 아이들이 탈 차라며 외제차를 선물해 주었고, 백화점가서는 필요한 건 다 사라고 했다.

외제차는 중고침수차였고, 백화점에서 쓴 돈은 사업하는데 내는 세금도 안내고 쓰는 돈이었다.


그는 사랑을 받지 못하고 컸다. 어린나이에 아버지가 설암으로 떠나시고 홀로 된 어머니가 남대문시장에서 장사하며 친척집을 전전하며 커왔다. 친척집에서도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첫사랑은 교통사고로 떠나보냈다고 하고 어머니가 남자친구가 생겨 그곳에서 함께 살았던 적도 있는데 눈치보이고, 불편해서 성인이 되기전에 독립했다고 했다. 이런 복합적이고 힘든일들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겪었다니. 나름대로 정신차리려고 해병대도 가고 태권도도 했으나 정신적 불안정까지 채워주진 못했던 것 같다. 그는 밖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약한 존재인 나에게 푸는 사람이었다. 말로 안되면 던지고 부쉈다. 날 때리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길 정도였다. 그때의 나는 이런 그도 참 안쓰러웠다.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니. 나는 내가 참사랑이 무엇인지,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겠다고 건방을 떨었다. 날 사랑한 건 분명했다. 그게 잘못된 방법이었어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오만이었다.


그는 이미 사업을 하지만, 압류투성이었고 뭐하나 제대로 된 명의를 사용할 수 있는게 없었다. 나는 돈을 벌었지만 생활비도 번번히 주지 않는 남편때문에 내 월급은 생활비였고 부족한 돈은 엄마아빠가 도와주셨다. 시어머니는 품안의 자식이라고 나에게는 한푼도 주지 않았다. 아들이 사업 힘들다고 하면 그저 아들만 챙길 뿐.

남편이 시어머니한테 자꾸 돈을 빌리니, 우린 시어머니에게 경제적 독립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늘 간섭했다.

그래도 참아내면 언젠가는 빛나는 날이 올거라는 어줍잖은 희망을 가지며 참아냈다. 다들 이렇게 산다고 생각했고 나는 아직 어려서 세상물정을 모른다고 합리화했다. 내가 더 열심히 해서 벌면 우리가족 10년후에는 더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참 바보같이도.


그는 욱했지만 본성은 착했고 눈물도 많았다. 상처를 많이 받고 버림받는게 두려워 되려 온몸에 가시를 세우고 사는 사람 같았다. 그래서 더 많이 안아줘야겠다고 생각했고, 좋은 가정을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큰아들이 4살이 되던 해, 설날에 둘째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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