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스케치

새벽 출근길에

by 서쪽하늘


문을 열면 와르르

찬 공기가 몸을 휘감고

서울 하늘엔 달이 하나 별이 셋

인적 드문 골목길을

드문드문 밝히고 서있는 가로등이

바닷가 등대인양 반갑다


자전거를 타고 같은 집에

같은 용량의 우유를 빠짐없이

배달하는 아주머니

오토바이를 타곤 담 넘어 휙

신문을 던지고 사라지는 남자


게으른 고양이

뒤늦게 어슬렁거리며

동료가 뒤지고 간 쓰레기봉투에

먹을 게 남아있나 진다


지난밤 마신 술이 덜 깬

움츠린 등의 사내가

헉헉거리며 고개를 넘는다

푸른빛으로 열리는 아침






담 넘어 휙 신문을 던지던 시절이 있었다.

배달 후에 갑자기 비가 내리면

신문이 비에 축축이 젖곤 했다.

굳이 다시 연락하기 미안해서

조심조심 펼쳐서 읽으며 말리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