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를 가끔 보긴 해도 즐겨보는 편은 아니다. 더군다나 8부작이어서 망설였다. 즐거운 얘기는 아닐 텐데 보고 나서 기분이 나빠지는 건 아닐까. 네 편의 이야기인 줄 몰랐다. 훑어보니 우울한 이야기다. 재난영화를 좋아하지만 이건 영화가 아니고 실제상황이다. 그런데도 난 왜 보려고 하는 걸까 호기심일까?
애매한 마음으로 <삼풍백화점 붕괴>를 먼저 봤다. 망설였던 마음은 사라지고 텔레비전 앞으로 빨려 들어가듯 몰입해서 봤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 '나는 어떻게 피해 가겠지. 굳이 혹시나 하는 일까지 보며 괴로울 필요 있나'가 아니다. 내가 사는 세상에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고 여전히 너무나 고통받고 있다는 걸 알았다. 뭘 해줄 수는 없어도 그렇다는 걸 알아만 줘도 되지 않을까 적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