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 달아~
여름 날씨답다
몸이 자꾸 굳어가는 느낌.
뛰는 것을 좋아하는데 게으름이 심해서 밖으로 나가질 못하고 있다.
오늘은 행동하는 내가 되고자 홀연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차가운 공간에서 문을 열고 나가면 마치 뜨거운 공기이불을 덮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포근하다. 따뜻하다.
운동화끈을 질끈 묶고 걷고 뛰기를 반복하며 공원의 운동장을 돈다.
검은 옷을 입고 일정한 속도로 느리게 뛰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더운 날씨에도 손을 꼭 잡고 다정하게 대화를 하며 걷는 20대의 남녀가 있다.
팔을 니은자로 세우고 열심히 휘두르며 빠르게 걷는 중년의 여인이 있다.
운동을 하기 위해 나온 수많은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 본다.
땀이 나질 않는다. 불볕더위라고 하고 35도 이상의 기온인데도...
빠르게 걷고 있는데 땀이 나질 않는다.
운동장 3 바뀌를 돌고 나서야 나는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 땀방울이 반갑다. 비 오듯 흐르는 땀방울을 원했지만 나는 더위를 안타는 편이어서인지, 땀구멍이 작아서인지 살며시 살짝쿵 땀이 흘렀다.
그래도 옷이 젖었으니 기분이 좋다.
40분 정도 걷다 뛰다를 반복하며 숨도 몰아쉬어보고 스트레칭도 해 본다.
어쩌다 하늘을 보니 보름달이다. 토끼가 계수나무 아래에서 떡방아를 찌을 것만 같은 둥근달이다. 나는 둥근달과 시선을 나누며 여유로운 웃음을 지어본다.
달아~ 달아~
달아나지 마.
너를 보며 내가 웃는다
달아~ 달아~
내가 나오거든
너도 나오거라
마주 보며 웃어보자
달도 더위를 모르고
나도 더위에 무심하니
우리 함께 여름과 친해보자
달아~ 달아~
혹시 비가 와서 구름에 가려져도
하늘을 누비는 너를 느낄 테니
혹시 내가
세상의 이치에 가리어져도
땅에서 열심히 걷는 나를 응원해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