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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오 Oct 06. 2022

상사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너에게


하늘을 마주하고 싶었지만

비가 내리는 탓에

드리워진 우산 그늘에

꼭꼭 숨어버린 나였다.


파도를 마주하고 싶었지만

뿌옇게 낀 안개 탓에

조명도 키지 않고

고개를 돌려버린 나였다.


너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네가 없는 탓에

수화기 너머 들리는

수신음만 듣는 나였다.


내가 너를 마주하지 못하는 이유는

네가 없어서일까

내가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서일까


그럼에도 나는

상사화가 잔뜩 만개한 이 길 끝에서

언제나 너를 기다리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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