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겨울바다가 보고 싶어
차를 몰아 동해바다로 달려갔지.
망망대해
일망무제
쪽빛보다 더 아름다운 바다는
끝이 보이지 않았지.
바다야 안녕 잘 있었니.
대답 대신 철썩철썩
절벽에 서 있는 바위를
깎고 또 깎아 조각을 하고 있었지.
인생의 바다에 몰아친 풍랑
송곳처럼
뾰족하게 튀어나온 상처가
유난히 아픈 하루였지.
산다는 것이 왜 이렇게 힘든 거냐고
바다에게 묻고 또 물었지.
시리도록 푸른 바다는 그저 말없이
그리움과 외로움을 만지작거리며
철썩철썩 바닷가 모래를
씻고 또 씻어 백옥을 빚고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