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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

by 루아 조인순 작가

바다의 기억을 품은 채

입이 꿰어

시간 위에 매달린 명태

자연은 쉼 없이

맵고도 질긴 매질을 한다.

하얀 눈을 뒤덮고

칼바람을 맞으며

태곳적 시간 속에 갇혀

윤회를 꿈꾸며 잠들어 있다.


계절의

담금질은 멈추지 않고

밤낮으로

풀무질도 계속된다.

인고의 시간을 견디며

한 계절이 지나갈 때쯤

바람은

소리 없이 길을 내고

황태는 잠에서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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