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한 마음수련
2016년, 처음으로 요가를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오래 알고 지낸 사람들과의 어쩔 수 없는 이별, 닿지 않는 진심, 그리고 오해. 요동치는 마음을 어떻게든 가라앉히고 싶었다. 그러다 동네에 문을 연 지 1년쯤 된 요가원을 알게 되었다.
그곳에는 아파서 오는 사람도, 운동이 부족해서 오는 사람도,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사람도 있었다. 부끄러움이 많던 나는 늘 맨 뒤쪽 자리에 자리 잡았다.
일주일에 세 번, 요가만큼은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회사에서 칼퇴를 하며, 폭풍처럼 일하고 요가로 달려가던 그 시절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렇게 ‘회사 - 요가 - 집’이라는 루틴이 생겼고, 그 루틴이 나를 지탱해 주었다.
1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요가를 열심히 한 이유는 단순했다.
요동치는 마음에서 멀어지기 위해서, 나를 힘들게 하는 관계들로부터 멀어지기 위해서였다. 한 동작 한 동작을 이어가며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감정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2년 반이 지나서야 그 감정들로부터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몸이 가벼워져서 마음이 가벼워진 건지,
마음이 가벼워져서 몸이 가벼워진 건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히 내 세상은 달라져 있었다.
숨 쉴 틈이 생기고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끝나자,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생겼다.
그 무렵부터는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아져 요가를 가지 않았다.
하지만 몸이 기억하고 있었다.
집에서도 틈틈이 매트를 펴고, 가벼운 동작만으로도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아이를 낳고, 다시 요가를 시작했다.
아이를 돌보느라 온전히 나에게 쓸 시간이 없었다.
한때는 능력만 된다면 일을 그만두고 아이에게만 몰두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건 내 성격에도, 우리 관계에도 맞지 않았다.
모든 관계에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했다.
이번에는 집과 가까운 곳, 주차가 편한 곳을 골랐다.
이름도 예쁜 ‘요가나무’.
요가원에 들어서면 은은한 나무 향이 나고,
초록빛 화분들이 공간을 채운다.
마치 산중턱 절에 방문했을 때 느꼈던 편안함이 이곳에도 있었다.
“여기, 오래 다닐 수 있겠다.”
그 생각이 스쳤다.
아이의 등하원을 책임지고 있기에,
요가를 하는 시간만큼은 나만의 시간이자 작은 자유였다.
무엇보다 ‘좋은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어 좋았다.
명상 시간에 선생님은 자주 이렇게 말씀하신다.
“애써서 잘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몸과 마음을 느껴보세요.”
그 말이 오래 남았다.
육아도 그렇다.
애써서 잘하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힘들었다.
‘좋은 엄마’라는 말에 갇혀, 나도 아이도 지쳤다.
요가를 하며 마음을 비워내기로 했다.
비워낸다는 건 단순히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었다.
내 안에 쌓인 후회, 불안, 미련 같은 것들을 하나씩 꺼내어
햇살에 말리듯 천천히 놓아주는 일에 가까웠다.
일주일에 세 번, 그 비워내는 시간을 가지다 보면
괴로운 마음에서 벗어나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호흡이 엉키고, 자세가 흔들려도 괜찮았다.
그 시간만큼은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오직 나의 몸과 마음의 온도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언젠가 다시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기겠지.
그때는 지금보다 조금 더 단단해진 내가,
조금 더 부드럽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여유가 찾아와도 멈추지 않기로 했다.
요가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요가를 통해 나를 더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 요가 10년 차를 목표로 삼아보자.
오늘도 나는 천천히,
숨을 고르고, 마음을 가다듬으며 요가원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