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퇴사하려고요’./‘네 알겠습니다. 언제날짜로요?’

간단했던 퇴직주문

by 김파랑

완전한 퇴직을 하였습니다.

퇴직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겐 쉬울 수도 있지만 , 그리고 보기에는 쉬워보일 수도 있지만 당사자에게 그 결단을 내리기는 너무나 힘겨운 과정일 것입니다.

퇴직이라는 결정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에게 있는 것처럼 너덜너덜 다 찢겨진 제 내면이 완전한 퇴직을 하니 잘 들여다 보입니다.

이 마음을 치유하고 다스리고 나면 저의 공직생활과 퇴직할 수 밖에 없던 과정을 소설형식으로 연재하고자 합니다.

나에게는 중요하지만 남에게는 남일인 것임을 알아 더더욱 이렇게 정성스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인생에 후회없는 선택과 행복한 선택을 하시기를 기도할게요..



-------띠리링—

“네. 총무과 ㅇㅇㅇ 입니다. ”

“안녕하세요. 저 ***라고 하는데 의원면직하려고 전화드렸어요. ”


“네. 며칠자로 원하세요?”

“네??? 아 …… 빠르면 좋죠..”


“그럼 다음달 1일자로 할 수 있게 할게요. 신청서 보낼테니 작성해서 주세요 ”

“네. 알겠습니다. ”


뚜뚜뚜


그렇게 나는 마치 슈퍼에서 퇴직을 주문하 듯 간단하게 퇴직했다.

주문서처럼 신청서를 몇 자 작성했고

제출했고 며칠 기다린뒤 퇴직처리가 되었다.


10년을 아이 키우며 내려놓지고 못하고 끊어내지도 못하고 나름 오랜세월 버리지도 못하고 매달고 왔건만..

일하며 죽어가는 나를 잠재우는 시간만 수 년

퇴직하겠다는 다짐만 수개월

가슴속 말을 꺼내기까지 몇 주 고민하다

간신히 꺼낸 그 말..


고민한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허무맹랑할 정도로

나의 10년이 물거품처럼 사라진것 같았다.


물론 미련은 없다. 전혀 ..!

오랜 수감생활에서 나온 기분이라면 아마도 지금의 기분일 정도로!

하지만 나라는 존재가 그렇게도 없는 것인지에 자괴감이 살짝 밀려왔고

한편으로는 어떤 사람도 그런 역할이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아는데 조직을 위해 일해온 누군가에게

마지막 순간까지 자괴감을 주는 그 조직이 마지막까지 원망스러웠다.



며칠뒤..또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퇴직 결격사유가 없어 이제 퇴직처리 되었습니다. 저희 조직소속은 오늘까지 입니다. "

......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뚝.

그것이 마지막 통화였다. 아마 30초도 채 안걸린 듯 하다.



전화통화의 끝에 언제나 버릇처럼 전하던 '감사합니다.' 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무엇이 감사하단 말인가??

마지막 순간까지 미련없이 떠날 수 있게 해준 이 공직을 나는 영원히 안녕한다.



어린시절 한번의 사직을 경험했고 그 뒤 세상 풍파가 참으로 어렵고 무서워 공직이라는 울타리를 그리워하며 다시 그 감옥으로 들어간 나였지만,

이번 사직은 아마도 영원히 나에게 자유를 주는 인생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상상으로만 펼쳐왔던 오늘~

생각보다 너무나 쉬웠던 퇴직주문.

그렇게 나는 오늘 퇴사했다.


그리고

그렇게 가볍게, 없던 사람처럼 그곳에서 나는 사라졌다.


어떤 인생이든 어떤 소속을 가지든 아니면 앞으로 내가 어떤 울타리를 새롭게 만들어내든

한 인간의 존재감이 무시되지 않는 그런 울타리들이 가득하길 바라며 나에게 자괴감과 상처를

준 이 조직에서 나와 외쳐본다.


나는 이제 진정한 내 인생의 주인이다.~~!!!

나는 이제 행복해질래~~!!

영원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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