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목표를 향해 가는 길
"파랑아.. 너는 네가 진짜 잘하는 게 머야??"
"음................"
남편은 가끔 나에게 내가 진짜 잘하는 게 무엇인지 물어보곤 한다. 처음 이 질문을 했을 땐 대답조차 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조금 생각을 해본 뒤 두 번째 질문을 받았을 땐 멍 때리는 것을 잘한다고 대답했었다. 그 이후에 나는 바쁜 삶 속에서도 내가 정말 잘하는 게 멀까,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가끔씩 생각한다.
"나는 드라마 보는 거 진짜 좋아하는데,, 잘하는 건.... 매사에 상상하는 거??"
가장 최근에 세 번째 물어보았을 때 나의 대답은 이거였다.
아마 남편도 내 대답이 진짜 궁금하다기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다 본인에게 하는 질문을 나에게 툭툭 던졌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해 낸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은 정말로 상상하는 것뿐이었다. 좋아하는 것을 말하라면 조금 더 쉬울 것 같다. 하지만 잘하는 것을 말하라면 너무나 어렵다.
내가 꽃일을 좋아하는 것도 내 머릿속 상상의 물건, 특히 색깔의 조화를 실현해 낼 수 있는 가장 쉬운 수단(?)이기도 한 것이 하나의 이유이다.
나는 두 가지의 꿈, 아니 목표가 있다.
오랫동안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은 멀까,, 많은 고민도 했고 지금도 고민하는 중이지만 수많은 것들 중에 어쨌든 정말로 이루고 싶은 꿈 하나는 글을 쓰는 삶이다.
그리고 조금 더 현실적으로는 지금 나를 밥 먹여줘야 하는 일, 그 일에서 성과가 나는 것이 두 번째 목표이다. 내가 아마 혼자의 몸이었다면 작은 책방에서 적은 시급을 받아가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그런 날들을 보낼 것만 같다.
바로 궁극적인 목표만을 바라보며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이미 두 아이를 책임지고 키워내야 하는 엄마가 된 이상, 나는 이상적인 나의 꿈만을 좇으며 미래를 바라볼 시간도 과거의 나를 돌아보느라 주춤할 시간도 없었다.
당장에 아이와 내가 살아갈 최소한의 생활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급급했다. 그러면서도 현재를 괴롭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
아이도 돌봐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하는 내 현실에서 괴롭게 다니는 직장생활은 무리가 있었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헤맸다. 그리고 그 끝에 어쩌다 보니 꽃일을 하고 있었다.
꽃을 만지는 시간, 부스럭부스럭 혼자서 나의 머릿속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그 시간은 너무나 즐거웠다. 그리고 사실은 육체적 노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 일다운 일이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현실에선 꽃을 만지고 꿈속에선 언제나 글을 쓰고 있었다.
사실 글 쓰는 일에 몰두하며 그런 길을 찾을 수 있었겠지만 노동을 하고 싶었고 당장의 소득이 생기는 일이기도 해야 했다.
노동... 내가 말하는 노동은 정식적 노동보다 육체적 노동을 뜻한다.
힘든 육체적 노동을 기피하는 우리 사회를 걱정했던 어떤 토론의 끝에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아직 젊은 나이에 육체적 노동을 하며 값진 땀방울로 이뤄진 일을 하고 싶기도 했다.
내가 직장을 그만두었던 이유 중 하나도 시간이었다. 책상에 앉아 빈둥빈둥 딸깍딸깍 하는 그 시간이 너무 아깝고 내 인생에 그런 시간을 더 이상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나만을 위한 글쓰기나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 또한 허용되지 않았기에 말 그대로 책상에 앉아 시간을 죽이고 그 대가로 월급을 받는 내 인생이 너무나 싫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선택한 나의 첫 번째 사업의 길, 플로리스트 꽃공방
방구석에서 내가 만들어낸 시간에 틈틈이 일을 하고 아이도 키우고, 하루 24시간을 쪼개어 알차게 살아가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선택한 일에서 또 한 번 흔들리는 나를 느낀다. 그 이유는 아마도 성과가 없기 때문이랄까?
나는 홈공방에서 시작한 인터넷 사업임에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할 일이 더욱더 많다. 그리고 부단히 더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런 성과가 없다.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기 때문이다.
아이 육아부터 아이디어 상품을 제작하고 그 제품을 상세페이지 만들어 올리는 일, 마케팅까지 끊임없이 해야만 했다.
그런데 사실 그 모든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진짜 문제는 나는 하루에 꼭 하나씩 글을 쓰고 싶었고 그 갈망이 강력했다. 아마 먼 훗날에 그려놓은 내 모습 때문이랄까?
그것이 진짜 문제였다.
글을 써도 모자랄 시간에 상세페이지를 만들어야 했고 마케팅에 시간을 들여야 했다.
결국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글을 써야 한다는 의무이자 짐덩어리로 변해가는 것 같았다.
글을 쓰기 위해 어서어서 꽃일을 마치고 시간을 확보하고 싶었다. 하지만 끝나지 않는 이 일 끝에 결국 한 글자 적지 못하고 아이들과 잠에 들어 버렸다. 일주일을 꼬박 신상품을 제작하고 촬영하고 등록하는데 써버리고 나서는 뒤처진 글쓰기 때문에 또 마음이 상해버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어느 날은 모든 일을 뒷전으로 하고는 글부터 써보고자 했다. 하지만 그렇게 시간을 써버린 뒤 미뤄진 꽃일은 나를 더욱 정신없게 만들었다.
모든 것을 스톱하고 혼자 멍하니 있어보았다.
나는 지금 글을 쓰기 위해 꽃일을 해치우듯 하는 것인지... 꽃으로 더욱 잘 살아보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인지, 질문조차 혼란스러웠다.
차라리 꿈을 꾸지 않는다면 현재 먹고사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어 참으로 좋겠다고 생각도 해보았다.
그래서 지금 이 일에 집중한 뒤 나중에 시간이 나면 글을 쓰는 일에 전념해 볼까도 고민해 보았다.
그렇지만, 잘은 모르겠지만 그것은 훗날 후회로만 남을 것 같았다.
글을 쓰지 않고 현재의 일에만 집중하면 지나버린 시간에 정말로 후회할 것 같았다.
그렇다고 글에만 집중하자니 어차피 지금의 일을 놓지도 못하고 놓을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쉬는 틈틈이 폰으로 열심히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 내려 갈 때면,,,
나는 글을 쓰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생업으로 플로리스트를 선택한 것이라는 판단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만지면 행복한 이 꽃을 포기하는 것도 분명 후회로만 남을 것이다..
나는 상상하기를 잘하기 때문에 내 머릿속 상상을 물건으로 형상화시키는 것도, 글로 내려 적어가는 것도 포기할 수가 없다.
두 마리 토끼를 또 좇으려는 것이라고 누군가는 말하고 아마도 그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꽃과 글이 공존하는 삶이 정말로 힘든 길일까?
어느 하나에만 몰두해도 시간도 집중력도 부족한 지금 이때, 이 순간에도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일을 열심히 하고, 또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해 글 쓰는 꿈을 계속 꾼다. 시간의 부족으로 혼란스러웠던 내가 글을 쓰는 이 순간순간에 정답을 찾아나가는 것 같다.
잘하는 일을 구체화시키는 두 가지 방법을 모두 해결할 정답을 찾고 싶다.
아마 정답은 이 둘은 꼭 하나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고 부단히 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힘든 여정을 택하는 나에게 투정을 부리는 것만 같다.
이런 고민들이 모여 꽃과 글을 하나로 모아주는 정답이 정말로 나타나겠지???
정답을 찾는 그날까지..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일하고, 일하기 위해 글을 쓴다.
아마 정말로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그날까지..